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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무병원, 수목관리의 새로운 패러다임국립산림과학원 국립나무병원장 이상현 박사
승인 2020.04.16 10:02|(1289호)
이상현 박사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남녘으로부터 꽃소식이 전해진다. 하지만 2020년 벽두부터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현재 전 세계의 모든 것을 마비시켜 기나긴 겨울 인동(忍冬)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산과 뜰,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정원에 소담하게 서있는 개나리, 벚나무, 산수유 등이 예년보다 4~5일 빠르게 우리에게 화사한 꽃의 향연을 선물하고 있다. 만물의 생명이 되살아나는 봄, 바야흐로 나무 심고 가꾸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수목 관리제도가 많이 바뀌었다. 2018년 6월 28일부터 시행된 ‘산림보호법’에서 나무의사 제도 도입과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 국내 사용등록 또는 잔류허용 기준이 설정된 농약 이외는 일률기준 0.01ppm으로 관리하는 제도)가 맞물려 이제는 나무병원에서 나무의사의 진단과 처방 없이는 주변의 수목에 작물보호제(농약)를 처리할 수 없도록 올해부터 강력하게 규제한다. 이러한 제도 도입이 일반 국민들에게 새로운 규제로 보이겠지만 자세히 들어다보면 비전문가에 의한 수목병해충 방제로 약제 오·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려는 행위다. 특히 먹거리인 농산물에는 직접 관련되고, 우리의 생활권 주변의 수목 관리에도 적용되는 새로운 제도 개선이다. 이 모든 것이 국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것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부적절성이 적발될 때는 각종 행정처분은 물론 과태료 및 벌금, 그리고 실형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병해충의 피해를 받은 나무는 반드시 나무의사가 있는 나무병원에서만 진료가 가능하다. 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향하는 트렌드에 우리 분야도 함께 발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 도입은 비록 나무이지만 가족처럼 관심을 갖자는 뜻이다. 자연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더불어 살아가는 객체라는 것을 꼭 기억하자. 국립산림과학원은 2002년부터 대국민 수목피해 진단서비스를 목적으로 부설나무병원인 ‘국립나무병원’을 운영해 왔고, 산림청에서는 선제적으로 2012년부터 전국 12개 시·도에 ‘공립나무병원’을 그리고 전국 8개 국립대학교에 ‘수목진단센터’를 지원해 매년 1만여건 이상의 수목 피해 처방과 치료를 실시했다. 이러한 국·공립나무병원은 민간에게 직접 치료를 하지는 않지만 전화, 인터넷, 직접방문 등을 통해 진단과 정보는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는 민간 사설나무병원에서 받아야 한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주관해 운영되는 국·공립나무병원과 수목진단센터는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해 깨끗하고 건강한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수목 진료를 위한 협력, 연구, 제도개선 그리고 대국민 서비스로 새로운 수목관리의 패러다임을 열고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온 국민은 물론 특히 수목 관련 종사자 분들이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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