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나간 기묘년은 유난히도 우리 동지들에게는 참으로 고통스럽고 힘에 겨운 한해였습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비리와 관련된 사건들이 연일 지상 보도로 대서특필되고 종합뉴스로 방영되면서 우리 동지들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짓밟히고 여러 동지들이 하루아침에 도둑으로 매도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현실을 의연히 대처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기력하기만 하였던 우리 동지들로서는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나름대로 소신과 사명감을 가지고 선량한 관리자로서 묵묵히 업무에 종사해 온 동지들은 번민 속의 한해를 보내게 되었으며 이러한 과정을 남의 일처럼 방관하고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 들 역시 우리 동지 여러분들입니다.




동지 여러분!


그동안 우리 동지들 대부분은 주택관리자로서의 신분을 스스로 망각하면서까지 소신 없는 행동으로 그들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였으며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지속된 경찰청의 수사활동은 그동안 공동주택 관리주체의 기형적인 체제하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 현실로 닥쳐왔을 뿐입니다.




동지 여러분!


현재의 동지 여러분은 법적 제도와 근무조건이 열악하기만 하였던 1980년대의 관리자들에 비하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신분을 인정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가 갖추어진 여건하에서 관리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해를 거듭하면서 주택관리정책이 변화되고 주택관리사제도가 도입, 시행되는 과정 속에 이제는 한숨을 돌리고 안정된 직업인으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제5회 주택관리사보가 배출되도록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앞날은 더욱 암울하기만 할 따름입니다.


주택관리정책이 재정비되고 건교부 주택관리 실무진들의 자리가 뒤바뀔 때마다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해야만 하는 우리 동지들은 이제 깊은 좌절감에서 헤어날 기력마저 잃고 말았습니다.




동지 여러분!


건교부의 주택정책이 바뀔때마다 그동안 우리 동지들이 추구해 오던 제도적 개선 요구는 저멀리 허공에서 메아리 칠 뿐이며 주택관리사를 대변해야 할 중앙회는 물론 일부 지역회는 회원 다수가 갈망하고 있는 목소리를 외면한 채 오랜 시일 기득권만을 유지하려는 일부 회원들에 의하여 협회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며 일부 지역회는 거의 소모성 지출로 지역회 예산이 바닥나 협회 사무실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채 셋방살이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으로 이래도 되는 건지 동지 여러분께 묻고 싶을 따름입니다.




동지 여러분!


본인은 이 땅 위에 아파트 주거문화가 싹이 틀 무렵 30대의 젊음을 한 아파트 단지에 몸을 담고 오직 사나이의 오기와 집념만으로 한 단지 관리만을 고집해 오면서 지금은 50대 중년에 접어들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였듯이 그동안 관리자로서의 지나온 긴 역경 속의 세월을 한권의 책으로 엮기에는 역부족일 뿐입니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 동지들 중 일부는 처음 단지에 부임한 후 일년도 채 유지하지 못하고 이 단지 저 단지를 배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철새소장들을 바라보면서 참으로 가슴 아픈 연민을 느끼고 있습니다.





동지 여러분!


새천년이 밝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동지들 모두 새로운 비전의 나래를 활짝 펴고 프로주택관리사로서의 힘찬 도약의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려운 시기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공동주택은 여러 형태의 불특정 다수인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만큼 정부 관련 부처에서는 하루 속히 중요성을 재인식, 이제라도 전국 아파트를 총괄적으로 지휘감독할 수 있는 아파트관리공단을 설립해야 하며, 아파트 단지의 관리집행부와 입주자대표회의가 현실적으로 이원화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확고히 해야만 우리 동지들이 삶의 터전을 안정 속에서 지켜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새천년에는 지난날과 같은 불행한 일들이 반복순환되는 일이 이 땅에서 영


원히 사라지기를 소망하면서 주택관리사 동지 여러분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병권


[익산시 신동주공아파트 관리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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