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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관리소장은 연장근로수당 불가? “수당 지급이 근로기준법에 부합”울산지법 판결
승인 2019.12.11 10:20|(1272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다른 직원과 근무형태 유사
지급 제외인 ‘관리·감독 종사자’ 아냐

울산지방법원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검사가 ‘아파트 관리소장은 근로기준법령에 따른 관리·감독 종사자로서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없다’며 수당을 받은 소장을 업무상횡령죄로 기소했으나,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관리소장이라고 해서 연장근로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수당을 지급키로 했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현환 부장판사)는 최근 연장근로수당 지급 대상이 아님에도 수당을 지급받은 혐의로 기소된 울산 동구 A아파트 관리소장 B씨에 대한 업무상횡령 항소심에서 1심의 무죄 판결을 인정해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및 시행령에 의하면 관리·감독업무 종사 근로자는 연장근로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2014년 10월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결과 관리소장에게 지급된 연장근로수당 지급중지를 의결해 지급하지 않았고 ▲2016년 8월 울산시도 전임 소장에게 지급된 연장근로수당의 환수조치를 명령했으며 ▲2016년 12월 대표회의에서 B씨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지급을 의결하지 않아 B씨는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없음에도, 총 902만여원의 수당을 지급받아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소사실에 관리소장 B씨는 “대표회의 결의나 대표회의의 결재에 의해 연장근로수당을 받은 것이므로 횡령을 하지 않았다”고 반론했다.

우선 관리소장인 B씨가 연장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사용자가 최저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정하더라도 그 자체는 근로기준법 위반이 아니므로 대표회의가 피고인 B씨에 대한 연장 근로수당의 지급을 결의한다고 해서 그 결의가 근로기준법 및 시행령에 의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피고인 B씨가 관리소장이라는 직책에 있기는 하지만 그 근무형태의 질이 다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동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오히려 피고인 B씨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에 부합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 B씨의 직책에 ‘관리’ 또는 ‘소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B씨가 근로기준법 시행령에서 말하는 ‘관리·감독 업무에 종사한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피고인 B씨가 관리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연장근로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또한 재판부에 따르면 대표회의가 2016년 12월 개최한 임시회의 안건에 직원급여 인상 건이 있었고 회의 직후 지출액이 2600만원을 초과하는 지출결의서에 대표회장이 서명했으며, B씨는 그 결의서에 따라 2015년 및 2016년도 연장근로수당 합계 717만여원을 지급받았다. 이 회의에 참석한 동대표 C씨는 당시 연장근로수당을 소급해 지급하자는 내용이 가결된 것으로 알았고 2017년 1월부터 대표회장이 된 이후 피고인 B씨에게 2017년 1월부터 4월까지 연장근로수당 합계 184만여원을 지급했다.

재판부는 “통상 대표회장이 수천만원의 예비비가 지급되는 지출결의서에 대한 결재를 하는 경우 이를 알고서 서명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고 피고인 B씨가 대표회장의 서명을 위조했다든지 회장을 기망해 서명을 받았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어 피고인 B씨는 대표회의 결의나 대표회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을 수령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B씨가 연장근로수당을 횡령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피고인 B씨는 대표회의의 결의나 대표회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을 수령했으므로 피고인 B씨가 연장근로수당을 횡령했다거나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검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으나, 2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단에 더해 “회의 자료에는 안건 중 ‘직원 급여 인상의 건’의 세부 내용에 ‘소장 시간외수당 지급 중지 의결 취소’, ‘소급분은 예비비로 사용하기로 함’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이는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2015년 및 2016년분 임금을 소급해 인상하는 건이 안건으로 되면서 임금(기본급, 수당)을 수당으로 소급해 지급하게 되는데, 관리소장은 2014년 10월 시간외수당 지급을 중지한 바 있어 지급중단을 취소해야 하고 관리소장을 포함한 직원들의 임금 소급분을 한꺼번에 지급하려면 예비비로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피고인 B씨가 연장근로수당 소급분을 지급받고 관리직원들에게 피자를 살 때, 그 자리에 있던 대표회장이 ‘고생도 많이 해서 내가 시간외수당을 결재해 줬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고 서술했다.

아울러 “설령 회의 결의 당시 피고인 B씨의 연장근로수당 지급에 대한 가결이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수당 지급이 회의안건에 포함돼 있었고 당시 의장인 대표회장이 회의를 진행할 때 안건으로 상정됐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당시 감사였던 C씨가 대표회장이 된 후 별 이의 없이 2017년에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춰 피고인 B씨와 전임·후임 대표회장을 비롯한 회의 참석자들이 피고인 B씨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지급 건 및 예비비 사용의 건이 묵시적으로 가결된 것으로 생각했고 이를 전제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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