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플라스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 쓰이는 곳이 없다. 가장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이 폴리에틸렌이다. 포장용 비닐봉지, 전선피복재료 등 폴리에틸렌은 생활주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폴리에틸렌을 원료로 한 또 하나의 유명 제품이 ‘페트병’이다. 가볍고 잘 깨지지 않아 유리병보다 인기가 있어 많은 제품의 용기로 사용되고 있다.

이 페트병과 관련한 환경정책이 다음달부터 크게 바뀐다.

다음달 25일부터 색이 들어 있는 유색 페트병과 뜯어내기 어려운 접착라벨의 사용이 금지된다. 또한 현재 공동주택 등에서는 플라스틱 한 종류로만 분리수거 되고 있는데, 내년부터 폐페트병은 별도로 분리수거 된다.

이미 예고한 대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다음달 25일 시행된다. 개정안은 제품별로 재활용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4단계로 분류해, 이 등급을 기준으로 생산자가 납부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이 차등화된다. 어려움 등급을 받을 경우 최대 30% 환경부담금을 가산하고, 이를 최우수 등급에 인센티브로 준다.

이 개정안 시행과 맞물려 환경부는 18일 폐페트병을 별도로 분리 배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 추진방안을 밝혔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이번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은 지난 8월 발표된 ‘수입 재활용 폐기물 추가 환경안전 관리 강화’의 후속 대책인 동시에 정부 혁신 과제인 ‘범정부 협업 촉진’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페트병은 30만톤에 달한다. 이중 약 80%에 달하는 24만톤 정도가 재활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페트병은 다른 플라스틱과 섞여 배출, 수거되면서 고품질 재활용에 적합한 무색 페트병과 먹는샘물 페트병까지 구분 없이 혼합되는 문제가 있었다. 고부가 가치가 있는 고품질 원료로 다시 쓰이는 양은 전체의 10%인 2만9000톤에 불과했다. 부족한 양은 일본 등 해외에서 투명 폐페트병을 사다가 재활용하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을 시작으로 향후 재활용품 분리배출체계를 전반적으로 함께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파트, 단독주택, 거점 수거 3가지로 분류해 시범사업 지역을 선정한 뒤 공동주택 페트병 별도 분리 수거함을 추가 설치하는 등 방식으로 시범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시범사업 후 보완·개선사항을 확인한 뒤, 내년 7월부터 공동주택 분리배출·수거가 활성화된 지역을 우선으로 하고, 2021년에는 전국 공동·단독주택으로 폐페트병 분리배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폐비닐 수거거부 문제로 수도권 아파트 등이 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재활용품 회수·선별업제들이 폐비닐과 스티로폼 수거를 중단한다고 아파트에 통보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폐기물 수거는 각 지자체의 업무지만 일반적으로 아파트 단지는 재활용품 수거업체와 개별 계약을 맺고, 재활용품을 처리한다. 분리수거 등 실무를 맡은 관리사무소가 난감해했던 기억이 난다.

환경의 중요성이 더할 나위 없이 큰 시대다. 이제는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필수다. 바뀌는 환경정책에 맞게 관리주체들도 당황하지 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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