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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서 개찰·낙찰자 선정, 아파트 입대의 의결사항 불분명”서울남부지법 결정···법원, 앞선 결정 뒤집어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어”
승인 2019.12.10 12:15|(1268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아파트 난방배관 교체 공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을 했다며 동대표가 업체 선정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을 대표회의 의결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동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 반정우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 양천구 A아파트 동대표 겸 입주자대표회의 감사 B씨가 난방 배관 교체 공사업체 C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 중지 가처분에 대한 이의 신청사건에서 “법원이 한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고 B씨의 신청을 기각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난방 배관 교체 공사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 5월 입찰 공고를 했다. 이 입찰에 C·D·E·F·G·H사가 참여했는데 대표회장 등은 입찰 관련 서류를 검토한 후 G사와 H사는 공사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입찰가격을 공개하지 않았고 나머지 4개 업체의 입찰가격을 공개,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제출한 C사를 낙찰자로 선정했다.

대표회의 감사 B씨는 대표회의 의결 없이 이뤄진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은 무효라며,  C사를 상대로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은 지난 9월 B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C사는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앞선 결정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이 대표회의 의결사항인지 여부가 불분명해 대표회의 의결 없이 이뤄진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이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동주택관리법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사항을 관리규약, 관리비, 시설 운영에 관한 사항 등으로 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했다. 같은 법 시행령은 관리비 등의 집행을 위한 사업계획과 예산의 승인,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공동주택 공용부분 보수·교체와 개량, 그 밖에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해 관리규약으로 정하는 사항 등 17개 사항을 대표회의 의결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A아파트 관리규약은 시행령에 따른 관리비 등 집행을 위한 개별 사업계획에 관한 사항으로 개별적으로 대표회의에 상정된 안건을 대표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은 대표회의가 이해관계인이 참석한 장소에서 입찰서를 개찰하도록 하고 제출 서류를 입찰서 개찰 후에 검토해 입찰 성립 여부를 판단하고 낙찰자를 선정하도록 했다. 지침은 경쟁입찰일 때 입찰공고 전에 입찰 종류와 방법, 참가자격 제한 등 입찰과 관련한 중요 사항에 관해 대표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낙찰 방법은 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대표회의 의결사항이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17개 사항으로 제한적으로 규정돼 있고 대표회의에 대표회장을 두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대표회의가 의결기구이기는 하지만 대표회의의 의사나 활동이 모두 대표회의 의결을 거쳐서만 이뤄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행령에 규정된 대표회의 의결사항 중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과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관리비 등의 집행을 위한 사업계획과 예산의 승인사항은 그 대상을 사업계획과 예산으로 하고 있는 점,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공동주택 공용부분의 보수·교체와 개량 사항은 그 내용과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점, 그 밖에 관리규약으로 정하는 사항인 관리비 등 집행을 위한 개별 사업계획(공사, 용역, 물품구입, 매각 등)에 관한 사항으로 개별적으로 대표회의에 상정된 안건 역시 그 대상을 사업계획에 관한 사항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이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에 규정된 의결사항에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동주택관리법령상 대표회의의 의사나 활동이 모두 대표회의 의결사항이라 단정할 수 없고 사업자 선정지침이 대표회의와 대표회의 의결을 달리 표현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지침에서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의 주체로 기재된 대표회의가 대표회의 의결을 의미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아울러 ▲국토교통부가 ‘낙찰자 선정 등은 법령과 지침에 따라 진행하면 되는 것으로 반드시 대표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낸 점 ▲양천구는 ‘대표회장이 관리소장 등 일부 관리직 직원과 함께 검토·판단해 낙찰자를 결정하고 계약까지 완료한 사항으로 우리 구에서는 일련의 행위가 법 및 지침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낸 점을 이유로, 재판부는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이 대표회의 의결사항인지 여부에 관해 정부와 지자체 사이의 의견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B씨는 “대표회장이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은 대표회의 의결사항이란 대표권의 제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해 계약을 체결했고 C사도 이를 알 수 있었으므로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대표회의는 공사업체 선정 결과를 안건으로 회의를 개최했으나 입찰 공고 내용을 충족하는 실적을 점검하거나 공사 실적을 확인한다는 이유로 어떤 의결도 하지 않은 사실이 소명되나,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입찰서 개찰과 낙찰자 선정이 대표회의 의결사항이고 이에 따라 대표회장의 대표권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의결사항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C사가 의결사항 여부를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또 “계약이 체결되기 전까지 입찰에 응찰한 업체들이 참가자격을 갖췄는지 여부에 관해 분쟁이 있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C사가 대표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B씨가 C사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이유 없어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고 그 신청을 기각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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