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관리전문가 안희성 ‘적기의 조경관리’ <27>

안희성 조경관리전문가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게 나는 환절기라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수목들은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푸름을 뽐냈던 활력을 이제는 멈추고 그간 생산했던 각종 영양분을 뿌리와 줄기에 저장함으로써 다가오는 겨울의 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고 내년을  대비하기 위해 녹색 잎마다 단풍을 들이고 낙엽을 지게 하느라 분주하다.

가을철의 조경관리는 여름 동안 수목 생장으로 인해 웃자란 가지를 정리하고 본격적인 수형관리를 위한 작업을 준비하고 실시해야 한다. 수목의 생육이 정지되는 동절기에 수목의 가지치기를 실시해야 강 전정으로 인한 수목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수목의 가지치기만으로 수형을 유지시킬 수는 없다. 수목이 성장함에 따라 각 수목의 공간이 필요한데, 그만큼 확보되지 않으면 기형적인 수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피해는 고가 수종에 많이 나타나 아파트의 재산적인 손해를 발생시키므로 밀식 수목의 간벌을 가지치기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목에 단풍이 들고 낙엽이 떨어지는 현상을 기본 자료로 활용해 단풍이 먼저 지거나 낙엽이 빨리 떨어지는 수목을 확인하자. 토양의 영양분 검사 없이도 내년에 시비작업을 실시해야 하는 수목과 영양분이 필요한 수목을 구분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동절기라 수목의 병충해 방제가 소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도 수목의 낙엽이 지는 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해 병충해의 방제에도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소나무의 왕진딧물 등으로 인해 일부 수목에 낙엽이 지고 가지가 말라 죽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기에 병충해 방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환절기의 변화에 적극 대처해 수목의 건강을 소홀히 하지 말고 챙겨야 하는 것이 이 계절의 특징이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환경적인 고민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지난 여러 해 동안 기온의 변화로 인해 조경 수목들을 관리함에 있어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 중에도 조경관리상 가장 큰 고민은 수목의 관수라 생각된다.

여름철도 아닌데 관수라는 주제를 기술하는 이유는 내년도에 사용할 예산편성을 지금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반 위에 식재된 아파트의 수목환경에서 관수작업은 자연수가 없는 상황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아파트에서는 관수를 실시할 수 있는 환경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수년간 가뭄이 지속돼 관수의 중요성이 대두됐는데 올해는 비가 자주 와서 그간 단지에서 항상 고민이었던 가뭄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경향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많은 단지 내에 관수를 위한 시설이 없는 탓에 소방호수를 이용해 관수를 실시하거나 청소용 수도호스를 이용해 관수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소방시설관리법에 저촉될 뿐 아니라 수돗물을 이용한 살수를 하다 보니 수도사용으로 인한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관수작업을 실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는 수목의 고사로 이어지고 대다수는 수목의 수분스트레스로 인한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

신규건설 아파트 단지에는 빗물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노천에 관수를 위한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어렵지 않게 효율적으로 관수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리과정에서 관수시설이 없어 수목의 관수작업이 소홀해지는 아파트를 줄일 수 있다. 또한 관수시설이 없는 기존의 많은 단지에도 관수를 위한 수전을 필요한 곳에 설치해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동관수 배급시스템(워터 컴퓨터 이지 시스템)

관수를 위해 화단에 자동관수시스템(워터 컴퓨터 이지 시스템)과 같이 자동으로 관수를 할 수 있는 관수제어 시설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 이는 물주는 시간(2분~1시간)을 자유롭게 설정하고 물을 주는 간격(1~7일)도 구분해 실시할 수 있으므로 가뭄 시 관수에 동원되는 시간적, 인력적인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수목 주변의 화단에는 저비용으로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비닐로 만든 농업용 점적관수용 호스를 설치하고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는 검은색 연질 파이프는 고정식으로 설치하면 된다. 연질 파이프는 UV에 강해 충격 등으로부터 내구성이 있으며 검은색의 파이프이므로 햇빛을 차단해 내부에 이끼가 끼지 않아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고정식 스프링클러 설치

물을 뿌려주는 자재로는 고정식 매립 스프링클러와 필요공간으로 이동해 살수할 수 있는 이동식 스프링클러가 있다. 필요에 따라 설치 운영하면 된다.

위에서 알아본 관수를 위한 시설은 적지 않은 예산이 필요하다.

따라서 내년 여름에 닥쳐올 가뭄을 대비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편성 시 관수시설 설치에 관한 예산도 포함해 의결해 둬 내년 봄에는 관수시설을 설치해 수분스트레스로 인한 수목의 고사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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