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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방식 변경으로 경비원 해고, 자치·위탁 병존 등 해고 회피 방법 존재···‘부당해고’서울행정법원 판결
승인 2019.12.04 19:40|(1267호)
고경희 기자 gh1231@aptn.co.kr

[아파트관리신문=고경희 기자] 10년간 자치관리를 해 온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업무 관리방식을 위탁관리로 변경하면서 경영상 이유를 주장하며 경비원을 해고했으나, 법원은 관리방식을 병존하다 근로자 정년 등 차츰 위탁관리 범위를 넓혀나가는 방법 등이 존재한다며 ‘긴박한 경영상 필요’로 인한 정리해고를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재판장 김정중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대표회의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상시 약 140명의 근로자를 고용해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2월 2006년 8월부터 경비반장으로 근무한 B씨에 경영상의 이유(근로계약 해지에 따른 외부용역 전환)로 해고 통지를 했다.

경비반장 B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으나, 서울지노위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대표회의가 해고 회피 노력을 기울이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해고대상자를 선정, 근로자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쳤다”며 해고는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B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대표회의에게 근로자를 해고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며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B씨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대표회의는 ▲대표회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 기업과 같은 재무적인 위기 상황 요건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점 ▲대표회의는 입주자들의 의사에 기해 자유롭게 관리방법을 변경할 수 있는 점 ▲자치관리를 하고 있었으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입주민 부담 증가 ▲경비원과 임금 지급을 둘러싸고 분쟁 발생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으로 주차대행 등의 업무를 경비원에게 하도록 할 수 있는지 불분명 ▲경영·노무 지식이 없어 100명이 넘는 경비원을 직접 고용해 자치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점 등을 이유로 해고에 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경비 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와 고용승계를 약정하는 등 고용보장을 위해 노력했고 해고에 앞서 경비원 노동조합과 협의를 진행하는 등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정당한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관리방식을 변경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타당하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고용관계를 종료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로기준법 제24조가 규정하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등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며 “관리방식이 반드시 획일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아파트 안에서 동별 또는 업무영역별로 구분해 병존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관리방식 변경은 경비원의 사직이나 정년 도래 등 다른 사유에 의한 고용관계 종료에 따라 위탁관리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히는 방법으로 할 수도 있다”면서 대표회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자치관리보다 위탁관리가 관리비용, 노무관리, 업무효율 등에서 우월하다는 정도의 필요만으로는 정리해고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등 그 요건을 완화해 해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원고 재판부는 대표회의에게 최저임금 인상 등 경비원 고용환경이나 조건 변화로 해고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긴박한 재정상의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관리방식을 변경할 경우 재정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표회의가 10년 넘게 자치관리를 해 온 점을 꼬집으며 ▲경비업무만 위탁관리로 변경하고 시설, 전기 등 관리업무에 관해선 여전히 직접 고용한 점 ▲대표회의가 노무 전문가가 아닐지라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적 분쟁 등에 대처할 수 있는 점 등 일반적인 노무관리의 어려움 정도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또 이 아파트 전체 세대 중 38%가 경비업무 관리방식 변경에 반대 뜻을 나타낸 점을 근거로 관리방식 변경에 따른 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A아파트 대표회의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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