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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암 칼럼] 서울시 새로운 주택공급방식에 대한 바람
승인 2019.11.06 20:54|(1266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2018년 말부터 서울시에서는 주택공급에 대한 다양한 시도의 하나로 도시시설과 도시 미활용 유휴대지에 대한 인공지반형 주택과 컴팩트 시티 개념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시의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3개의 사업이 시작됐다.

신내 IC에서 중랑 IC구간 북부간선도로 상부 공공주택(청년 맞춤형 콤팩트 시티), 교통섬인 경의선 숲길의 청년주택 건설, 증산 빗물 펌프장 상부 청년주택 건설 등의 ‘도시공간 창조’와 차고지 주차장 등을 활용한 복합화 입체개발을 한다는 것이다. 3개 지역은 이미 현상 설계가 완료돼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로 7017이 뉴욕의 하이라인을 참고했듯이, 이 3개 사례도 프랑스 파리의 ‘리인벤터 파리(Reinventer Paris)’ 프로젝트(도로·철도·공터 등 유휴지 22곳 재구성 사업), 일본 오사카의 TKP 게이트타워 빌딩(건물 5~7층 사이 고속도로 관통), 독일 베를린의 슐랑엔바더 슈트라세(Schlangenbader strasse)(독일 아우토 반 104번 고속도로 상부 아파트)를 벤치마킹해 이뤄진 것이라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 개념과 유사한 개념과 사례는 존재한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반에 건설된 하천 복개형 상가주택, 도로 위에 건설된 낙원상가 아파트, 그 이후의 신정동 차량기지 상부 단지, 전 정권의 철도부지 내 행복주택 등도 이와 연계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재개발됐지만 자생적으로 만들어졌던 부산 범천동 중앙시장 옥상주택도 또 다른 인공지반형의 주택의 한 사례다. 주택지가 아닌 도시시설 위나 시장 옥상 위에 지어진 것으로 비주택지의 주택지화한 사례다. 전 정권에서도 짧은 기간으로 행복주택 건설을 위해 인공지반형 주택이 이슈가 돼 몇몇 연구기관에서 연구한 바 있으나, 경제성, 기술적, 생활적 차원에서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외국사례가 공간구성과 개발방식 등 물리적인 차원에서 참고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사례들은 비주택지의 주택에서 거주자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생활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공간과 건축 및 주택공간의 기능적 측면과 디자인 측면, 기술적 측면에서 현상설계를 통해 설계안이 채택된 만큼 훌륭한 안이 채택됐을 것이지만, 생활측면과 도시의 새로운 주택공급방식 측면, 도시건축물로서 택지가 아닌 비택지라는 조건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여러 가지 기술적인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서 몇 가지 검토가 필요한 것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바와 같이 인공지반형 주택은 택지가 아닌 도시공간 상부에 건설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택지에 걸맞은 환경과 성능을 만드는 것이다.

안전은 기본이고, 진동, 소음, 냄새, 기존 기능유지 등 주택지 환경조성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 기존 현상설계안을 바탕으로 한 공간구성에 관련기술의 적절한 접목과 비택지의 택지화에 따른 경제성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둘째, 인공지반의 건설과 관련된 수명연한에 대한인식이다.

도시시설 상부에 건설하는 만큼 한번 건설하면 장기적인 사용은 필수적이다. 도시구조나 조직은 200~300년이 지나도 변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국민 혹은 시민의 세금을 바탕으로 한 공적인 비용으로 건설하는 것인 만큼 몇 년의 수명을 목표로 건설할 것인가를 설정할 필요성이 있다. 인공지반 구조물의 안전성은 기본이지만,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내구성이 중요하다. 더해 택지의 기능을 하는 인공지반은 하부구조가 되고, 상부에 짓는 건축물은 충분한 가변성과 인공지반과 분리된 건축물로서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수명 주택의 확장으로서 도시골격(Urban Skeleton)의 개념으로 설계됐으면 한다. 이 개념은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시의 골격과 부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2차구조물인 건축물을 분리하여 파악하는 방식이다. 인공지반과 건축물을 일체화하지 않고 나눠서 생각하는 것으로 장기 존속하는 구조물인 인공지반의 상부 혹은 사이에 자유롭게 건물을 계획하는 개념으로 1970년대의 SITE그룹의 스케치와 범천동 옥상마을 주택이 그러한 예로 볼 수 있다. 참고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셋째, 현재의 조건뿐만 아니라 미래의 사회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건설돼야 한다. 지금은 청년주택으로서 프로그램이 돼 있고, 이 시점에서 필요한 요구조건과 기능을 수용하는 계획은 충분이 검토됐을 것이라 믿는다.

현재 수준으로 인구사회학적인 구성을 30년 후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으로 통계청에서 발표한 바 있다. 현재의 소비자나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주택이라 하더라도 장래에도 적절하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용력이 클 것인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 단순한 공간의 가변뿐만 아니라, 유지관리, 리모델링,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용도변경도 가능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유지관리의 부담으로 슬럼화되는 지역이나 건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인공지반형 건축물 혹은 주택에 대한 제도 정비이다. 필자의 짧은 인공지반형 주택의 연구 참여 경험에서 볼 때, 인공지반형 입체주택제도에 대한 법률이나 기준이 없어서 기존 주택이나 건축물 관련 건축법과 주택법의 적절한 해석을 찾는 어려움이 있었다. ‘도로와 그 주변지역의 입체개발 법률안’에 이러한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아직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 같다. 더불어 택지 없는 주택에 대한 사용, 택지와 건축물의 분리 사용방식 등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섯째, 국내의 초기 비택지 주택사례들의 건축적 측면과 거주·생활적인 측면의 검토가 필요(POE)하다. 동일한 계층이 아니더라도 유사 조건의 주택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유사사례가 있다 해도,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검토돼야 할 많은 사항들이 있을 것이다.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시성 사업에 그칠 우려도 있다. 도심의 택지가 부족한 상황, 재개발과 재건축이 쉽지 않는 상황에서 도심의 미이용 공간에 대한 효율적·입체적 활용이라는 측면은 중요하며, 필요하다. 1970년대의 하천 복개형 상가주택이 시간이 흘러 철거됐던 것은 그 당시에는 적절한 방식이었을지 모르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하천의 유지관리와 자연성 회복이라는 점이 강조됐기 때문이다. 어떤 시기에는 적절한 방식이었을지라도 시간의 경과에 따른 사회변화나 조건이 변화하면 변화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사례를 봐왔다. 이러한 점을 교훈삼아 성공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공급방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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