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윤욱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 센터장·주택관리사

천윤욱 센터장

샘물은 산속 깊은 곳에서 솟는다. 샘물이 모여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개울을 지나 하천을 이루고는 강으로, 바다로 흐른다. 큰 강이나 바닷물의 원천은 샘물이다. 적은 물이 모여서 많은 물을 이룬다. 샘물이 모여 큰물을 이루듯이 모든 사물도 이러하다.

강은 삶의 터전이다. 부산의 젖줄인 낙동강도 한 번에 모이지 않는다. 영남지방의 물을 담아 한곳으로 모으는 낙동강은 태백시의 황지에서 발원한다. 영남지방의 산과 들에서 물을 받아들여 강을 이룬다. 하류에 이르면 남강이 합류해 거대한 물줄기를 바다로 보낸다. 낙동강 하구에는 온갖 생물이 살아가는 터전을 이어간다.

글을 쓰는 데도 샘물과 같은 소재, 제재가 필요하다. 글은 손수 경험한 사실에서 얻은 느낌,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 주변에서 보는 조그만 사물, 이런 형상을 의미화와 은유, 의인화, 문학적 가치를 심어 적는다. 샘물처럼 순수한 작은 요소들이 제자리를 찾으면 하나의 글을 만들어낸다. 글 속에 작자의 혼과 정성이 스며야 좋다.

요즘엔 서로 간의 소통과 정보교환은 스마트폰 사용이 대세다. 통화와 컴퓨터의 기능을 결합한 문명의 이기는 새삼 놀랄 만큼 그 진화속도가 빠르다. 개인 통화시스템이 최근에 삽시간에 발전했다. 무선호출기(삐삐), 폴더폰, 터치폰, 스마트폰, 태블릿을 거쳐 통신매체를 결합해 발전시킨 SNS시대가 열렸다.

SNS는 1990년대 이후 월드와이드웹 발전의 산물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등이 발 빠르게 발전했다. 신상 정보의 공개, 관계망의 구축과 연결, 의견이나 정보의 게시, 모바일 지원 등의 독특한 특징과 기능을 갖는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SNS는 사회적·학문적으로 커다란 관심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소통수단이 됐다.

나는 스마트폰의 카카오스토리를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한다. 지인들과 친구를 맺어 지식과 정보를 교환한다. 내 카카오스토리에는 직접 읽은 책의 내용 메모, 지방의 문화·관광지 답사기록, 여행 소감, 지방정부에서 주관하는 축제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 친구들과 소통한다. 오프라인에서 소통시간이 부족한 분야를 전달하는 보조수단으로 삼고 있다.

책은 주로 역사와 문화 분야를 읽으면 눈이 더 커진다. 역사에서 이성적 판단력을 기르고, 문화에서 감성을 채우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인문학, 사회학, 심리학, 미래학 분야에 관심을 가진다. 미래학은 제4차 산업혁명(로봇, 알파고, 빅데이터, 의료, 교육서비스산업, 자율화 기능 등), 제5차 산업혁명(취미, 오락, 패션산업 등), 제6차 산업혁명(농축산물 유전자기술 혁신 등)분야를 포함한다. 독서와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나름대로 적용해 작은 나래 짓을 미미하게 시작하고 있다.

지방의 문화·관광지를 답사해 기록을 남긴다. 지방 문화관광지현장의 사진을 올리고 느낀 점을 적어 공유한다. 1995년부터 실질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열었다. 자치단체 홈페이지의 문화·관광을 검색하면 그 고장의 볼거리와 축제행사가 즐비하다. 주말에 적토마를 타고 다니면서 등산과 트레킹도 하고, 활동흔적을 남긴다. 내 카카오스토리에 전국 유명한 곳의 정취와 문화적 감성을 많이 담아두려고 노력한다.

카카오스토리 내용을 공유하면서 유용한 정보를 얻는다. 내 카카오스토리에 댓글이나 스티커를 붙여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친구 맺은 사람의 20% 내외다. 내 기본지지층은 확보한 셈이다. 항상 고마운 친구들이다. 침묵하는 다수도 함께 느끼고 있으니 소통의 공간을 조금씩 넓혀 가면 건전한 소통공간으로 발전한다.

카카오스토리의 소통공간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개인의 직업과 관련된 광고성 내용들이 들락날락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개인의 의사와 행동궤적이 노출되거나, 인간관계가 공개되는 단점이 있다. 건전한 소통의 공간이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공유한다면 이만큼 유익한 소통공간은 없을 것이다.

내 스토리 내용은 내 폰에서 잠만 자는 잠꾸러기는 아니다. 카카오스토리 프로그램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내려 받는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카카오스토리에 저장된 내용을 복사하고, 컴퓨터 파일에 저장하면 새로운 자료로 재탄생한다. 컴퓨터 파일에 독서메모, 국내 여행, 외국 여행, 지방의 문화·관광지 답사, 등산과 트레킹으로 분류한다. 이 자료들은 다듬지 않은 채소이고, 거친 나뭇가지이지만 잘 선별하면 글감의 재료가 되고도 남는다.

카카오스토리 친구들이 올려 둔 내용에도 바람직한 내용이 많다. 사진과 함께 올리는 자료가 유익함을 더한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는다.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 얻은 간접적인 자료도 글감이 솟는 샘물이다.

글감 수집은 스마트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여행이나 생각을 정리한 메모, 독후감, 책 속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은 유익한 내용, 직접 얻은 경험이 자료다. 글감은 샘물처럼 정화된 자료가 좋다. 이 정보를 컴퓨터에서 분류해 저장하면 글감의 창고다. 글도 조그만 글샘에서 솟아오른다.

수필의 지름길은 책을 많이 읽고, 자료를 모으고, 문학적 가치를 넣어 생각하며 쓰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기능을 잘 활용하면 좋은 글감을 만나게 된다. 하루하루 적어가는 한 줄의 메모가 글감의 갈증을 해소하는 샘물 역할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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