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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에 승강기 조작 업무 지시해 추락사···관리소장·관리업체 등에 ‘벌금형’ 선고부산지법 동부지원 판결
승인 2019.08.01 09:33|(1254호)
이인영 기자 iy26@aptn.co.kr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이사를 위해 수동으로 정지시켜 둔 승강기를 자동운행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경비원이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승강기 조작 및 운행관리자가 아닌 경비원에게 업무 지시를 한 점과 승강기 조작 업무 특성상 추락방지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아파트 관리소장과 승강기안전관리자인 시설과장 및 관리업체, 경비업체 소속 현장총괄팀장에게 모두 벌금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판사 박상현)은 최근 부산 A아파트 관리소장 B씨와 관리업체 C사, 아파트 시설과장 D씨, 경비업체 E사 소속 아파트 현장총괄팀장 F씨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선고심에서 “피고인 B씨와 C사를 각 벌금 500만원, 피고인 D씨를 벌금 700만원, 피고인 F씨를 벌금 400만원에 각 처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아파트 경비원 G씨는 2018년 8월 18일 오전 11시 20분경 입주민의 이사를 위해 자동운행을 정지시켜 둔 승강기의 정상운행이 재개되도록 승강기 내부에 위치한 자동/수동 운행 버튼을 조작하라는 지시를 받고 1층에서 비상열쇠로 승강기 문을 수동으로 열고 들어갔으나 승강기가 17층에 수동 정지돼 있는 바람에 그대로 지하 3층 바닥으로 추락해 몸통부위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 B씨는 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승강기 관리주체라며 승강기 안전관리자인 피고인 D씨가 제대로 승강기 관리규정에 따라 승강기를 조작·관리하는지 감시·감독하지 않았다”며 “피고인 D씨는 승강기 안전관리자로서 직접 승강기 열쇠관리 및 승강기 조작을 해야 함에도 만연히 관례라는 이유로 아무런 자격 및 승강기 조작 관련 교육을 받은 적 없는 시설경비업체인 E사의 팀장인 피고인 F씨 등으로 하여금 승강기를 조작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 F씨는 시설경비 총괄팀장으로서 소속 시설경비원들의 업무를 관리·감독하며 현장에서 위험을 방지해야 함에도 피고인 D씨로부터 승강기 비상열쇠 관리와 승강기 조작 업무를 요구받아 아무런 교육을 받은 적 없는 시설경비원인 H씨에게 승강기 조작을 하도록 지시했다”며 “피고인들의 이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경비원 H씨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B씨는 관리업체 C사로부터 이 아파트 시설경비업무를 위탁받은 하도급 업체인 E사 소속 근로자들이 엘리베이터홀 등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근무를 함에도 승강기 안전관리자 배치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E사 소속 근로자 H씨가 입주민의 이사를 위해 자동운행을 정지시켜 둔 승강기의 운행을 재개하도록 했다”며 B씨와 관리업체 C사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이에 관리소장 B씨와 시설과장 D씨 및 그 변호인은 이삿짐 승강기 조작업무는 경비업체인 E사의 업무일 뿐 자신들의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관리업체 C사가 경비업체 E사에 승강기 운행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재하도급하겠다고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서면 요청한 적이 없고 관리소장 B씨와 경비업체 E사 사이에 체결된 시설경비계약에 의하더라도 사고 당시 수행업무 및 범위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통상 시설물에 관한 경비업무에 승강기 조작 및 유지관리업무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이 아파트 승강기운행관리규정에서도 경비용역업체나 그 소속 직원을 승강기 안전관리를 위한 구성원으로 두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보면 이 아파트 이삿짐 승강기조작과 관련된 업무는 법령상, 계약상 관리업체 C사 소속 소장인 피고인 B씨와 피고인 D씨의 업무”라고 지적했다.

또한 B씨와 D씨 및 그 변호인은 경비원 F씨의 사망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승강기 조작 작업의 특성상 추락의 위험이 상존하고 엘리베이터홀에서 작업자가 추락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은 일반의 경험칙에 의하더라도 충분히 예견가능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경비업체 E사 소속 현장총괄팀장 F씨는 자신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삿짐 승강기 조작업무는 관리업체 C사나 그 소속 직원인 피고인 B, D씨의 업무이고, 더욱이 승강기 조작업무는 추락위험성 등이 상존하므로 아파트 시설경비 총괄팀장으로서 경비원 H씨를 포함한 팀원들의 안전 등에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방지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 피고인 F씨로서는 이삿짐 승강기 조작업무 지시를 거절했어야 함에도 이를 거절하지 않은 채 F씨에게 주말 이삿짐 승강기 조작업무를 지시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경비원 H씨는 이 사건 발생 이전에도 이미 2차례 정도 이삿짐 전용 승강기를 수동으로 조작해 본 경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삿짐 전용 승강기 표시판에 17층이라고 표기돼 있었고 비록 승강로의 조도가 낮기는 했으나 승강문이 열렸을 때 승강기를 지지하는 와이어가 어느 정도 보여 H씨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승강기가 1층에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의 유족들과의 합의 의지 등에 비춰 유족들에게 피해회복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피고인들의 이 사건 형을 정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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