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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저수조 방수공사 후 계속된 악취···인체에 유해한 도료 사용 공사계약 해지 ‘정당’의정부지법 확정 판결
승인 2019.07.17 13:59|(1250호)
이인영 기자 iy26@aptn.co.kr

에폭시도료 접착력 증강 위해
시방서에 없는 포리겔 사용 원인

“주택관리사협회, 공제금 지급해야”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아파트 지하저수조 방수공사 과정에서 공사업체가 시방서에 없는 인체에 유해한 도료를 사용해 세대에서 악취가 발생, 입주자대표회의의 공사계약 해지는 정당하므로 공사업체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입주자대표회의에 공제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방법원 제4-2민사부(재판장 오병희 부장판사)는 최근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경기 의정부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협회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을 인정,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A아파트는 2013년 2월 1일 지하저수조 내부 방수공사를 위해 공사업체 B사와 계약금액 1억3500만원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공사계약에 따르면 수지도료는 2액형 도료로서 물, 시너 등 용제를 첨가하지 않은 고형분 100% 무용제형이어야 하고, 메트수지는 속건성의 프라이머, 에폭코트 프라이머로서 에포코트수지도료 제조업체가 추천하는 제품을 사용하되 품질성능에 대해 감독자의 승인을 얻도록 했다.

B사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와 이행보증공제계약을 체결했고, 2013년 2월 18일 공사를 시작했는데 다음날 오후부터 100세대 이상에서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대표회의는 공사를 중단시켰으나 같은 민원이 계속되자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선급금 반환을 요구했다.

이후 이 아파트 저수조 내부 방수공사 계약 해지 및 공사재개를 둘러싼 갈등은 1년여 넘게 지속됐고, 대표회의는 2014년 6월 13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 ‘시방서에 명시된 자재(무용제에폭시) 미사용’, ‘B사의 귀책사유로 기일 내 작업완료 불가’, ‘유해성 재료사용으로 인명피해 발생 우려, 배상 및 책임’을 이유로 이행보증공제계약에 따른 공제금 4050만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B사가 시방서와 다르게 공사를 하거나 인체에 유해한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고 오히려 대표회의가 일부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만을 믿고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시키고 공사계약을 해지했다”며 “대표회의가 공사계약 해지를 통보한 후 B사가 시방서대로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했음에도 대표회의가 받아들이지 않았으므로 공제계약에서 정한 공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표회의는 “B사는 공사계약에 편입된 시방서와 다르게 악취가 나고 인체에 유해한 재료를 사용했고, 이 재료가 경화하면서 발생한 유증가스가 공사대상이 아닌 다른 저수조 상부 개방된 통로를 통해 유입된 후 저장돼 있던 물에 용해돼 세대로 공급되는 바람에 각 세대에서 악취가 발생했다”며 “B사에 시방서에서 정한 재료를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B사는 공사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거부했고 이에 공사를 중단시키고 공사계약을 해지했으므로 공제계약에서 정한 공제사고가 발생,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공제계약에 따른 공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이 사건 1·2심 재판부는 B사가 시방서에서 정한 것과 다르게 인체에 유해하고 악취가 나는 재료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사용이 금지된 시너(도장을 할 때 도료의 점성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하는 혼합용제)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표회의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재판부는 “이 아파트 공사대상 지하저수조는 9개 중 6개로 B사는 공사대상 지하저수조에 있는 물을 빼고 지하저수조를 건조한 후 프라이머 도포했고, 후속 도장될 에폭시도료 접착력을 더 증강하기 위해 시방서에 없는 ‘포리겔(Poly Gel)’이라는 도료를 도포했다”며 “B사가 포리겔 도포작업을 시작하자 100세대 이상에서 악취로 인한 두통, 설사, 두드러기 등을 호소하는 민원을 제기했고 그중 상당수는 세대로 공급된 수돗물에서 난 악취 때문이며 악취 원인은 B사가 사용한 포리겔”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B사는 프라이머 도포에 메트수지를 사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와 다른 유리섬유 메트수지를 사용했다”며 “주민들이 생활에 직접 사용하는 수돗물을 저장하는 지하저수조 내부를 어떤 재료로 도장하는지는 주민들의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특정재료만을 사용하거나 특정재료를 사용하지 않을 의무는 공사계약에 따라 준수해야 하는 핵심의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B사가 사용한 포리겔은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악취를 발생시키거나 인체에 유해할 개연성이 있는 재료이므로 B사는 공사계약에 따라 준수해야 하는 핵심의무를 위반했고 피고 대표회의가 이를 지적하면서 공사계약을 해지한 이상 아무런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계약을 해지했다고 할 수 없으므로 B사는 공사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다”며 “원고 협회는 피고 대표회의에 공제계약에서 정한 공제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B사의 부주의로 저수조 신규 설치에 관한 시방서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형식적으로 첨부한 것이므로 이 시방서를 공사에 적용할 수 없다’고 항소심에서 추가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 대표회의는 2012년 11월 15일 지하저수조 보수업체 선정과 관련해 현장설명회를 개최, 당시 참가업체들에 지하저수조 보수공사 규모·현황과 ▲바닥은 부직포 3겹 이상 ▲옆면은 사방높이 1m 이상 전면 보수 ▲모서리 4곳은 양쪽 폭 1m 전면 보수 ▲기타 새는 곳 폭 1m 이상 작업 ▲내부 보강 끝마감 부분 실리콘(수지) 제거 후 표면처리하고 FRP 수지 및 플라스타 외 2종 퍼티·방수페인트 등으로 마감 등과 같은 공사내용에 대해 설명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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