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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경종 등 꺼져 있어 화재 피해 확대···손배 책임 입대의 아닌 ‘관리업체’에부산고법 제1민사부 판결
승인 2019.06.28 09:45|(1248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입대의의 소방시설 안전
관리‧감독 의무 불인정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아파트 세대 내에서 화재가 발생, 주경종 및 지구경종이 꺼져 있어 입주민 피해가 확대된 것에 대해 법원이 아파트를 관리하고 있던 주택관리업자에 그 책임을 물었다.

부산고등법원 제1민사부(재판장 김주호 부장판사)는 부산시 A아파트 입주민인 B·C·D씨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A아파트 관리를 맡았던 E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E사는 원고 B씨에게 7223만7835원, 원고 C씨에게 300만원, 원고 D씨에게 200만원을 지급해야 하고, 원고들의 피고 E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대표회의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는 제1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인정, B씨 등의 항소 및 항소심에서 확장된 B씨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B씨 등은 모두 가족으로, C씨와 D씨는 각각 B씨의 남편과 딸이다. 2013년 9월 22일 A아파트 변압기 고장으로 정전이 되자 B씨는 거실 선반 위에 촛불을 켜뒀고, B씨가 안방에서 잠을 자는 사이 오후 10시 46분경 촛불이 넘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B씨는 전신 화상 등을 입게 됐다. 이에 B씨 등은 “이 사건 사고는 아파트 주요시설인 변압기의 고장으로 정전이 되자 B씨가 양초를 켜두게 되면서 화재가 나 발생했고, 아파트의 소방시설 중 주경종, 지구경종 등 경보설비의 자동 작동이 차단돼 B씨가 피난할 기회를 전혀 갖지 못하게 됨으로써 발생 또는 확대됐다”며 아파트 대표회의와 관리업체 양쪽의 책임을 물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우선 “이 사건 화재의 직접적 원인은 원고 B씨가 켜놓은 촛불 때문이고, 위 촛불에 대한 사용 및 관리는 원고 B씨 자신의 책임 하에 있었으므로, 변압기 고장으로 인한 정전은 이 사건 화재가 이 사건 사고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B씨의 대피 경위, 구조 과정 등의 상황에 비춰 주경종과 지구경종 미작동에 따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 관계만을 인정했다.

이어 재판부는 “위탁관리에서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관리주체는 대표회의가 아니라 주택관리업자이고, 관리주체의 업무 중 하나는 공용부분의 유지·보수 및 안전관리인데 소방시설은 아파트 공용부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아파트 소방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는 관리주체인 주택관리업자가 부담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재판부는 “주경종, 지구경종 등 경보설비 등이 자동으로 작동할 수 없도록 임의로 조작한 행위에 관한 손해배상 책임은 주택관리업자가 져야 하고, 대표회의는 소방시설 안전관리 의무를 직접 부담하지는 않으므로 피고 대표회의가 소방시설 안전관리 의무를 위반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표회의가 주택관리업자를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재판부는 ▲대표회의와 E사 사이에 체결한 위·수탁 관리계약에는 대표회의가 관리주체에 대해 그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감독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점 ▲대표회의와 위·수탁 관리계약을 맺은 주택관리업자의 법률관계는 민법상 위임과 같아 관리업무의 구체적인 집행 내용은 주택관리업자의 재량에 따라 이뤄지는 점 ▲대표회의는 구 주택법에 다른 의결기관인 점 등에 비춰, “피고 대표회의가 주택관리업자의 구체적인 소방시설 안전관리에 관한 집행행위 내용에 대해 관리·감독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위임인인 피고 대표회의가 수임인인 주택관리업자의 불법행위에 관해 사용자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피고 대표회의가 주택관리업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어야 하는데, 피고 대표회의가 소방시설 안전관리에 관해 주택관리업자를 관리·감독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대표회의가 관리주체인 주택관리업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며 “따라서 피고 대표회의가 주택관리업자의 불법행위에 관해 사용자 책임을 진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아파트 관리주체인 E사의 손해배상 책임만을 인정하는 한편, 화재 및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B씨가 켜둔 촛불임이 인정됨에 따라 E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또한 B씨의 나이와 직업, B씨 등의 가족관계 등 제반 사정들을 고려해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위자료로 B씨에 대해 3000만원, C씨에 대해 300만원, D씨에 대해 200만원으로 정했다.

B씨 등은 항고를 제기하며 변압기 고장 관련 주장을 반복했지만 항고심 재판부 또한 화재 및 B씨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변압기 고장이 아닌 B씨가 켜둔 촛불 때문이라고 봤고, 계속해서 대표회의의 책임을 묻는 B씨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 등은 이러한 항고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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