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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미지급 퇴직적립금과 부당이득의 성립박종두 한국주택관리산업연구원장
승인 2019.06.07 16:02|(1247호)
박종두 원장

1. 사건의 개요
분양공동주택의 위탁관리와 관련해 공동주택을 건축해 분양한 사업주체는 분양 단계에서 관리하다가 입주자 과반수 이상이 입주한 때에는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사무를 인계하거나 관리업자를 지정해 인계한다.

이와 같이 사업주체가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사무를 인계한 때에는 문제되지 않지만, 관리업자를 지정해 인계한 때에는 후일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사무를 인계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관리직원의 퇴직적립금 반환의 문제다.        

구체적인 사례로서 입주자대표회의는 공동주택을 건축해 분양한 사업주체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해 관리해 온 관리업자의 관리업무를 종료케 하고 동 관리업자를 상대로 관리직원의 미지급 퇴직적립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그 청구원인으로 관리업자는 사업주체와 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해 공동주택을 관리한 자로서 동 공동주택 관리업무 위탁계약에 따라 관리사무소 운영을 위해 소요되는 모든 경비와 관리직원의 인건비를 입주민으로부터 선납받아 관리하면서 관리업자가 수탁받아 관리한 관리기간이 1년 미만에 불과함에도 관리직원의 인건비에는 1년 이상을 전제로 한 퇴직적립금을 선급받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 것이라 한다. 또 청구당사자로서 사업주체의 지위를 당연히 승계받은 것이라 하거나, 사업주체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것이라 한다.

이에 대해, 관리업자는 이 사건 아파트를 건축한 소외 사업주체로부터 관리사무를 수탁받은 것으로서 입주자대표회의와는 위·수탁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고, 금전을 받은 사실도 없어 입주자대표회의와는 당사자의 지위에도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퇴직적립금에 관해서도 사업주체로부터 승인된 관리운영계획 관리비 항목에는 관리직원의 인건비를 도급 월정액으로 명백히 하고 있어 정산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법원은 대체로 청구당사자로서 입주자를 대표하는 것이라 하거나, 채권양도의 법리를 들어 긍정하고, 부당이득의 성립에 관해서도 미지급 퇴직적립금의 범위에서 긍정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법원의 판단은 타당한 것인가. 당사자 지위에서는 물론이고, 부당이득의 성립과 반환이란 측면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2. 위탁관리계약과 당사자 관계 
(1)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자 등으로 구성된 공동주택의 관리를 위한 입주자 단체고, 관리업자는 공동주택을 건축한 사업주체로부터 공동주택의 관리를 위탁받고 입주자로부터 관리비를 선납받아 관리한 자다.

이들의 관계에 관해, 공동주택관리법 제11조 제1항 전단은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건설한 사업주체는 입주예정자의 과반수가 입주할 때까지 그 공동주택을 관리해야 한다’고 하고, 같은 법 제12조 전단은 ‘사업주체는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제11조 제3항에 따른 통지(관리방법의 통지)가 없거나 입주자대표회의가 제6조 제1항에 따른 자치관리기구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에는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라고 해, 사업주체에 해당 공동주택의 관리의무를 규정하고, 이를 관리업자에 인계토록 해 관리업자의 관리의무 이행의 이전을 규정한다. 따라서 동법은 사업주체와 관리업자간의 위탁관리관계를 일종의 관리의무이행의 인수로 규정한다.

(2) 그렇다면, 동법에 의해 관리업자가 사업주체의 관리의무이행을 인수받아 관리한 경우, 후일 입주자 등이 대표회의를 구성해 자치관리를 신고한 경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위탁관리관계의 당사자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가. 공동주택관리법 제13조 제1항 제3호는 “사업주체는 제12조에 따라 주택관리업자가 선정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관리주체에게 공동주택의 관리업무를 인계해야 한다”라고 규정한 것과 관련해 문제된다.

이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구 주택법(2011. 9. 16. 법률 제1106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3조 제6항 본문은 사업주체와 새로운 관리주체 사이에서 관리업무를 사실상 이전해야 함을 규정하는 것이고, 구 주택법 제2조 제14호가 정하는 관리주체에도 해당하지 않는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해 사업주체가 공동주택의 관리와 관련해 제3자와 체결한 계약에 따른 권리·의무 등을 승계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라고 판시한다(대법원 2016. 2. 18.선고 2012다119450, 119467 판결).

판례가 이와 같은 태도를 취한 것은 공동주택관리법상 사업주체는 분양공동주택의 관리의무자이고, 관리업자는 사업주체로부터 관리사무를 인계받은 자라 할 것이므로 설령 관리업자가 사업주체의 의무를 인수받았다고 하더라도 계약당사자의 지위가 인수되는 것은 아니라는 법리에 바탕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는 사업주체의 채권을 양도받아 당사자 지위를 가지는가. 전술에서와 같이 사업주체와 관리업자의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채권·채무관계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업자를 상대로 하는 청구가 부당이득의 반환을 내용으로 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업주체가 관리직원의 퇴직적립금을 선납했다거나 달리 손실을 본 사실이 없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졌다고 볼 수 없는 것은 분명하다.

(3) 다만, 관리업자가 입주자들로부터 선납받은 금전으로 관리한 이상 입주자와 관리업자와 사이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당사자로 되고 이를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자들의 지위를 승계하는가.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자 대표(동대표)로 구성되는 점에서 고려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 등이 동일한 인격이 아닌 이상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자 등의 소송행위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입주자 집회의 결의 등 특별한 소송요건을 갖춰야 할 것이다.

3. 퇴직적립금의 미지급과 부당이득의 성립
관리업자가 입주자로부터 선납받아 지급하지 않은 퇴직적립금은 부당이득 반환의 대상이 되는가. 입주자대표회의는 대체로 위임의 법리를 들어 관리직원의 인건비(월급) 중 퇴직적립금을 계수적으로 산정해 청구하고, 그 근거로서 사업주체와 관리업자 사이에 체결한 관리운영계획 인건비 내역에는 급여, 자격 및 직책수당, 야간수당, 식대수당을 합한 월급여액 합계액과 연차적립금, 퇴직적립금, 근로자의 날 수당을 합한 직접인건비 합계액 및 그 외 복리후생비를 내용으로 함을 든다.

이에 대해 관리업자들은 관리운영계획 관리비 내역 중 인건비 내역은 관리비의 산출근거로 한 것이지 정산을 내역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고, 그 근거로서 사업주체로부터 승인된 관리운영계획 관리비 항목은 관리직원의 인건비를 월정액 항목으로 하고 있음을 든다.  

그렇다면, 부당이득의 성립을 관리비 정산의 문제로 해결할 수 있는가. 위탁관리관계가 순수한 위임이라면 지급을 예정해 선급된 퇴직적립금이 지급되지 않은 이상 부당이득의 성립이 보다 용이할 것이라 보아지고, 판례는 대체로 긍정한다.

문제는 정액도급의 형식을 취한 것이라면 부당이득의 성립을 배척할 수 있는가. 설사 정액도급, 즉 비정산 총액관리비로 약정했다고 하더라도 입주자대표회의의 청구에서와 같이 구체적 지급내역을 명시해 선납된 관리비가 처음부터 지급되지 않을 금전으로 된 것이라면 이를 두고 부당이득의 성립의 여지가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부당이득의 성립과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므로, 관리의무 종료로 선납된 미지급 퇴직적립금의 반환 문제는 결국 부당이득을 구성하는가 여부와 성립한 부당이득이 반환의 대상이 되는가의 문제로 된다.

관리기간의 종료와 부당이득의 성립
관리업자의 관리기간 종료로 지급하지 않은 퇴직적립금은 부당이득을 구성하는가. 즉 관리업자의 미지급 퇴직적립금은 관리업자의 법률상 원인없는 이득이 되고, 입주자대표회의의 손실로 되는가.  

전술에서와 같이 공동주택관리법 제13조 제1항 제3호는 사업주체의 관리업자에 대한 공동주택의 관리업무 인계를 규정하고, 관리업자와 사업주체간에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서’ 제3조 제1항은 “본 계약에 따른 관리기간은  입주개시일로부터 1년으로 한다. 다만, 입주자가 자치관리기구를 구성해 지자체의 인가를 받아 관리업무의 인계를 요구할 때에는 지체없이 당해 자치기구에 관리업무를 인계해야 하며, 이 경우 위·수탁관리기간의 종료일은 그 인계일까지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동 규정을 법정 또는 약정사유로 들어 관리업자의 1년의 관리기간을 단축하고, 이로 인해 미지급 퇴직적립금을 부당이득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와 같은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기간의 단축으로 미지급한 퇴직적립금은 관리업자의 이익으로 단정하는 동시에 입주자대표회의의 손실로 되는가. 관리기간의 종료가 법정 또는 약정사유라 하더라도 그로 인해 발생하는 손해가 배척되는 것은 아니며, 관리업자의 1년의 관리기간 단축은 관리직원의 근로기회는 물론이고 관리업자의 관리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엇보다, 부당이득의 법리가 공평이상의 실현을 위한 제도라는 점은 물론이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주체가 체결한 위탁관리계약의 지위의 승계를 전제로 하는 이상 고려할 여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업자 소속의 관리직원이 해당 공동주택의 관리직원으로만 판단해 그 관리기간이 1년 미만이므로 퇴직적립금을 지급되지 않는 적립금이라 해 반환을 청구한다. 그러나 사업주체로부터 인수된「관리계약서」 제9조는 “관리소직원 채용에 대해 사무요원 2명, 기술직 4명, 경비원 6명, 미화원 8명 입주개시일 전까지 확보해야 한다”고 해 관리업자의 관리직원의 확보를 의무화 한다. 따라서 퇴직적립금 지급 대상인 관리직원은 피고에 고용돼 배치된 직원이며, 입주자대표회의 아파트에 한정된 관리직원이라 할 것도 아니다.

설사, 관리업자 소속의 관리직원이 입주자대표회의 아파트의 관리를 위해 채용된 직원이라 하더라도 관리업자는 이들에 대한 고용유지의 의무를 부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득이 해고하는 경우에도 해고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바, 이러한 비용은 인건비 내역에는 포함하고 있지 않다. 

부당이득의 성립과 이득금의 반환
선납된 미지급 퇴직적립금이 관리업자의 부당이득을 구성하는 경우 이를 반환할 의무를 지는가. 전술에서와 같이 위탁관리계약의 법률적 성질과 관련해 사업주체와 관리업자간의 위탁관리계약의 법률적 성질이 순수한 민법상 위임이라면 부당이득이 구성하는 이상 당연히 반환의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된다. 그러나 정액도급의 용역계약이라면 정산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사실상 반환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된다.

그렇다면,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주체의 지위를 승계했다는 위수탁관리계약은 위임계약인가, 정액도급의 용역계약인가가 문제된다.

관리업자가 사업주체로부터 인수받은 ‘관리운영계획’ 관리업무집행을 위한 관리비 내역은 관리직원인건비, 경비비, 청소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저수조청소비, 소방정밀점검비, 제사무비와 교육비, 비품감가상각비, 화재보험료, 전기료, 수도료, 소모자재구입비 등으로 구성하고, 그 관리비 내역 중 관리직원인건비, 경비비, 청소비, 소독비, 승강기유지비, 저수조청소비, 소방정밀점검비는 ‘정액 항목’으로, 제사무비(사무용품비, 소모품비, 통신비, 교통비, 잡비)와 교육비(주택관리사 실무교육, 전기안전관리자 실무교육, 방화관리자회비), 비품감가상각비, 화재보험료, 전기료, 수도료, 소모자재 구입비 등은 ‘실비정산 항목’으로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입주자대표회의가 들고 있는 관리직인건비는 ‘월정액 항목’으로 정산의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는 관리운영계획 인건비 내역에는 급여, 자격 및 직책수당, 야간수당, 식대수당을 합한 월급여액 합계액과 연차적립금, 퇴직적립금, 근로자의 날 수당을 합한 직접인건비 합계액 및 그 외 복리후생비를 내용으로 함을 들어 마치 입주자가 관리직원의 퇴직적립금을 특정해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금으로 선납한 것으로 주장해 반환을 청구한다. 그러나 입주자의 월정액 항목의 관리비 선납은 1년을 단위로 하는 최저예상관리비총액을 단위면적으로 환산해 약정하고, 이를 월별로 분납한 것이다. 따라서 입주자가 월별로 선납하는 정액관리비는 그 달에 소요되는 실제 관리비를 보전하는 것도 아니며, 연말정산을 담보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업자의 관리기간이 1년 미만이라는 이유로 퇴직적립금을 부당이득으로 정산을 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4. 결론
이상에서와 같이 입주자대표회의는 사업주체와 관리업자 간에 체결한 관리계약상 당사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원고가 사업주체로부터 채권양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와 사업주체와 사이에는 채권채무관계에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히 사업주체가 관리업자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다만, 관리업자가 사업주체와 관리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그 관리비를 입주자들로부터 선납받은 금전으로 관리한 이상 입주자와 관리업자와 사이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당사자로 되고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들을 대표 또는 대리할 지위를 가지는가.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자 대표(동대표)로 구성되는 점에서 고려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입주자대표회의와 입주자 등이 동일한 인격이 아닌 이상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자 등의 소송행위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입주자 집회의 결의 등 특별한 소송요건을 갖춰야 할 것이다.

또한,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의 성립에 관해서도 비록 피고의 이 건 아파트 관리기간이 1년 미만이라 하더라도 관리기간이 1년 미만이라는 것과 퇴직적립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피고에 부당이득이 취득되고 원고에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설사 부당이득으로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반환할 의무를 지는가는 별개의 문제로서 관리직원의 인건비를 1년을 단위로 하는 최저 예상관리비총액을 단위면적으로 환산해 산정하고, 이를 월정액 항목으로 분납한 이상 그 정산의 대상이라 볼 것은 아니며, 무엇보다 관리업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사법인임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논쟁은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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