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일어난다. 바로 아파트 관리직원들을 향한 입주민의 ‘갑질’ 문제다.
또 다시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갑질 사건이 발생했다. 입주민이 관리직원 등을 폭행하고 욕설을 퍼붓는 일이 일어났다.

지난 1일 부산 A아파트에서 입주민이 관리사무실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찾아가 폭행을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입주민은 세대 내 도어락이 고장 나 관리직원에게 수리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직원은 ‘집 내부수리는 입주민이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전화 통화로 말다툼이 시작됐고 급기야 관리사무소로 찾아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관리직원들은 트라우마가 생긴다. 처음엔 공포스럽고 황당했을 것이다. 직접적 폭행을 당하지 않더라도 심적으로 위축돼 병원 치료를 받게 된다. 대부분 그 고통은 오래 간다.

아파트 내 갑질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관리소장, 직원, 경비원 등 관리 근로자에 대한 갑질 사례는 좀처럼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만취 상태의 입주민이 경비원을 상대로 폭언, 폭행을 해 사망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한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괴롭힘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분신자살한 일도 있었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갑질 사례가 너무나 다양하고도 많다. 고질적 병폐 수준이다.

왜 유독 아파트 내에서 이들 약자에 대한 ‘갑질’이 반복되고 있을까. 내가 내는 관리비로 일하는 사람이니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과한 행동으로 이어졌다면 그것은 정말로 정상이 아니다.

반복되는 공동주택 내의 갑질을 보고 있노라면 일부 입주민들은 관리직원을 마치 아랫사람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지난번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을 통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을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 청원했던 기억이 난다.

아파트 및 건물관리 종사자들이 주민의 갑질에 욕설, 폭행 등으로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종사자가 평등한 관계를 정착시켜 주는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청원이었다.

반복되는 갑질 행태를 보고 있자니, 법적, 제도적 보완 못지않게 인식과 문화의 변화가 먼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범법 행위야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되겠지만 궁극적인 변화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돼야 가능할 듯하다.

관리사무소는 입주민 전체의 권익 보호와 생활 편익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다. 관리직원들은 입주민들의 안전과 편리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임무는 공용부분이 최상의 조건으로 유지되도록 관리하고 입주자들의 공간이 쾌적하고 편안하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된 업무의 범위는 단지 내의 공용 부분이다. 세대 내 전유 부분에 대한 관리는 입주민들이 해야 한다. 많은 입주민들이 착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문화, 그중에서도 삶의 터전인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이없는 행태들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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