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이다.
전국적으로 사상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침마다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어떨까’ 살펴보고, 마스크 챙기는 게 하루일과의 시작이 됐다. 미세먼지가 국민들의 일상 패턴을 바꿨다.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그렇지만 단순한 불편 문제만이 아니다.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다.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로 구분되고 있다.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까닭이다.

얼마 전 해외 유명 대기오염 조사 기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가운데 대기질 수준이 가장 나쁜 국가로 우리나라를 꼽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기질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객관적으로 보여줬다.

이런 상황에서 야외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일의 특성상 야외근무가 많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종사자들은 ‘미세먼지의 충격’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대책이랄 게 따로 없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쓰레기 분리수거 등 야외근무가 잦다. 조경관리자들은 야외에서 작업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이들 현장 근로자들의 얘기를 들으면 답답해진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책임지고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사업주는 근로자의 안전을 책임지고 초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질 경우 옥외작업자에게 마스크를 의무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지도, 관리해야 한다. 사업주가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거나, 작업자가 착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지난달 시행된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는 정부의 보호대책 마련 의무를 규정하고, 그 대상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대상에 옥외근로자 등이 포함, 규정돼 있다.

미세먼지 대책 일환으로 일부 회사에서는 마스크 지급 외에 에어 커튼을 설치한다,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다 말하지만 아파트 관리 현장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아파트 야외 종사자들은 대부분 마스크 착용도 않고 그대로 미세먼지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그 고통도 두 배다. 마스크를 써도 고통이고 안 써도 고통이란다. 건강을 생각하면 마스크를 당연히 착용해야 하는데 외관상 보기 안 좋다는 일부 입주민들의 인식 때문에 입주민들의 눈치까지 보인다고 하소연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것도 고역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게다가 마스크 구입 비용도 부담이다. 누가 마스크 구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관리비에 포함해야 한다느니, 안 된다느니 설왕설래다. 그러다보니 직접 마스크를 구해 착용하는 경비원들도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입주민은 물론이고 관리 관계자들의 인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관리주체의 적극적이고도 소신 있는 행동이 필요할 때다.

이런 가운데 일부 아파트에서 관리비로 마스크를 구매, 보급해 눈길을 끌었다. 경비원을 위해 입주민들이 먼저 나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렇게도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될 줄은 몰랐다. 미세먼지로부터의 공포에서 자유로운 맑은 하늘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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