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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수입으로 입주민 위한 잡곡 비싸게 산 관리소장 등 항소심 이어 상고심에서도 ‘무죄’대법원 확정 판결
승인 2019.04.05 14:41|(1236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임차인대표회장‧총무,
업무상배임 주체 해당 안 돼

대법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아파트 잡수입으로 입주민들을 위한 잡곡을 구입하면서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값을 치러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소장과 임차인대표회장 등이 항소심(본지 2019년 1월 1일자 제1227호 13면 게재)에 이어 상고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제3부(재판장 조희대 대법관)는 서울 노원구 A아파트 전 관리소장 B씨, 전 임차인대표회장 C씨, 전 임차인대표회의 총무 D씨에 대한 업무상배임 상고심에서 최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 B씨 등의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봐,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며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채증법칙 위반, 업무상 배임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인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B씨 등은 2015년 1월 6일경 ‘알뜰시장, 재활용품, 전파수입 등의 방법으로 모아온 관리 외 수입으로 양질의 혼합 잡곡을 싼값에 사들여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임차인대표회의 의결 사항을 집행하면서, 공개입찰이나 농협으로부터 직접 잡곡을 구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정한 가격에 혼합 잡곡을 구매해야 할 업무상임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공소사실로 “피고인들은 공모해 2015년 1월 19일경부터 26일경까지 사이에 농협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해 입찰을 실시한 사실이 있어 농협으로부터 직접 구입할 경우보다 싼 가격에 잡곡을 구입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충주 농협에서 납품을 받아 잡곡을 판매하는 중간유통업자 F씨가 운영하는 E사가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도록 하기 위해 2015년 1월 30일경 관리사무소에서 E사와 사이에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B씨 등이 E사로부터 구매한 혼합 잡곡은 농협 사업소나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더 싼 값에 판매되고 있었다.

원심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여 “B씨 등이 이미 계약체결 이전에 이 사건 잡곡의 시장가격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농협이 아닌 E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더 높은 가격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사실 또한 알고도 E사와 계약을 해 E사에 재산상 이득을 얻게 하고, A아파트 입주자들에게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했다”며 업무상배임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B씨 등은 “잡곡을 구매하면서 정상적인 절차나 과정을 거쳤고, E사 대표인 F씨나 서충주 농협 직원인 G씨에게 속아 시가보다 비싸게 잡곡을 구매한 것”이라며 항소를 제기했고, 이것이 2심에서 받아들여져 무죄 판결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B씨 등이 시장조사 등을 통해 적정한 가격을 알아보지 않은 채 잡곡을 비싸게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2015년 1월 6일자 임차인대표회의 의결에서 구매의 목적물인 혼합 잡곡의 브랜드나 잡곡의 구성 품목, 비율 등이 세부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었으므로, 피고인 관리소장 B씨가 입찰 공고 전‧후에 이 사건 잡곡을 뺀 6개 혼합 잡곡의 소매가격만 조사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에 어떤 주의의무 위반이나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배임에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 B씨는 이 사건 구매계약 체결 전 공고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구매계약 체결의 과정이나 혼합 잡곡의 시장가격 등을 상세히 알렸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별다른 의견이 제출되지는 않았다”고 판단을 뒷받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F씨가 이 사건 아파트에 방문할 때마다 서충주 농협 H사업소 담당 직원인 G씨와 함께 왔고, 당시 F씨는 피고인들에게 자신을 ‘서충주 농협 H사업소 팀장’으로 소개하며 위 직책으로 된 명함을 사용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춰, “이 사건 잡곡의 시장가격에 대해 별도로 조사하지 않은 이유는 F씨를 농협 직원으로 착각해 믿었고, F씨로부터 제시받은 이 사건 잡곡의 가격이 기존의 견적가격이나 입찰가격, 비슷한 상품의 소매가격보다 낮았기 때문”이라는 B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B씨가 이 사건 구매계약을 통해 F씨에게 많은 이익을 얻게 할 별다른 이유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고도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임차인대표회장 C씨, 임차인대표회의 총무 D씨의 경우 업무상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 “이 사건 잡곡의 구입은 임차인대표회의 의결에서 정해진 사항을 집행하는 것이어서 피고인 C씨, D씨에게 실질적인 어떠한 권한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C씨와 D씨가 임차인들의 잡곡 구입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이들의 무죄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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