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가볼까?] 216. 서울

전시회 안내문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이 다음달 21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 12옥사에서 펼쳐진다. 매천 황현 유물,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 등 56점, ‘건국강령초안’, 이육사 시인의 ‘편복, 바다의 마음’ 등 원본 20여점이 전시돼 더욱 관심을 높이고 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개막식을 지난달 19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개최했다.

개막식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조광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박유철 광복회장을 대신해 정재진 광복회서울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

독립운동가 후손으로는 유관순 열사의 조카 며느리인 김정애 3·1여성동지회 명예회장, 조소앙 선생의 손자인 조인래 조소앙기념사업회 위원장, 이육사 시인의 외동딸인 이옥비 이육사문학관 상임이사, 한유한 선생의 아들인 한종수 씨, 이규채 선생의 손자인 이성우 씨와 류정우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회장, 이미자 김마리아선생기념사업회 회장, 유연경 윤희순기념사업회장, 이준열사 유족대표인 조근송 이준열사기념사업회 명예회장 등 항일독립단체장과 박원호 고려대명예교수 등 유물 소장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완상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개막식에서 “문화재는 과거의 골동품이 아닌 자랑스러운 조국을 만들고 미래를 창조하는 동력이 돼야 한다”며 “이번 특별전이 일제로부터 독립해 자유와 평등에 기반한 민주공화국을 건설하고자 했던 선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올해 3·1운동 100주년이 다시금 우리민족의 새로운 100년, 새로운 1000년을 준비하는 원년인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100년 전 수많은 선열의 희생과 헌신에 바탕을 둔 자랑스러운 역사임을 문화유산을 통해 집중적으로 부각하고자 마련한 전시로, 그동안 문화재청이 정부혁신 과제의 하나로 추진해온 항일독립 문화재 발굴성과로 탄생한 항일 문화유산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자리다.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환국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살펴보고 문화재에 깃든 선열들의 발자취와 나라사랑 정신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행사다.

전시는 경술국치의 혼란 속에서 독립의 간절한 열망을 품은 ‘들어가며’, 독립선언과 3·1운동의 치열했던 현장을 들여다보는 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 민족의 희망인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탄생을 살펴보는 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 나라의 광복과 환국의 긴박했던 당시를 조명하는 3부 ‘광복, 환국’으로 구성돼 있다.

매천 황현의 '절명시'

전시 도입부인 ‘들어가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조선 말기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梅泉 黃玹, 1855~1910)’의 유물들이다. 죽음으로 경술국치에 항거한 황현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절명시’뿐 아니라 그의 후손들이 100여년 넘게 소장하고 있던 황현 친필 유묵 ‘사해형제(四海兄弟)’, 신문 자료를 모은 ‘수택존언(手澤存焉)’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사해형제에는 황현의 순국을 애도한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애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이 수록돼 있다.

‘수택존언(手澤存焉)’은 황현의 저서 ‘매천야록(梅泉野錄)’ 중 안중근 관련 집필 기초가 되는 자료로 안중근 의사(1879~1910)의 공판기록과 하얼빈 의거 전에 남긴 시가 꼼꼼히 담겨 있다.

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등록문화재 제730호인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수형기록카드) 등을 공개한다.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김마리아 등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4857명에 대한 신상카드는 물론, 특히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도 소개된다.

또한, 지난해 등록문화재 제713호와 제738호로 등록된 이육사(이원록, 1904~1944) 시인의 친필원고 ‘편복’과 ‘바다의 마음’도 공개된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의 친필 원고는 문학사적 중요성은 물론 극히 희귀한 편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이육사의 친필원고는 이 두 편뿐이라 그 가치가 매우 크다.

2부 ‘대한민국 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고난과 극복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등록문화재로 예고된 이봉창(1900~1932) 의사의 선서문과 의거관련 유물,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조소앙(본명 조용은, 1887~1958)이 ‘삼균주의(三均主義)’에 입각해 독립운동과 건국의 방침 등을 정리한 국한문 혼용의 친필문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등록문화재 제740호) 등이 소개된다.

3부 ‘광복, 환국’에서는 백범 김구(1876 ~1949)가 1949년 쓴 붓글씨인 백범 김구 유묵 신기독(愼其獨, 등록문화재 제442-2호)과 1945년 11월 초판 발행해 한국어·중국어·영어 순서로 가사를 배열한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등록문화재 제576호) 등을 볼 수 있다.

한편, 22일 ‘항일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활용’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에 이어, 3월 1일부터 3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에서 3·1운동의 기폭제가 됐던 고종의 국장과 관련한 자료들을 전시하는 ‘100년 전, 고종 황제의 국장’(가제), ‘학예사가 들려주는 특별전 해설 안내(주 1회, 3~4월)’, ‘교양강좌 3·1운동의 공간과 시간(주 1회, 3월 말~4월 말)’, ‘역사탐방 임시정부 사람과 사람(격주 총 4회)’ 등 관람객들을 위한 행사가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문화재청은 “이번 특별전이 단순한 유물 전시를 넘어, 국민이 항일독립 문화재에 선명하게 새겨진 애국선열들의 조국독립에 대한 간절한 열망과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항일독립 문화재의 가치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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