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년 임기 마친 한국주택관리협회 노병용 회장

한국주택관리협회 노병용 회장 <고경희 기자>

공동주택 관리 제도개선 매진
협회의 역할·중요성 알려

협회 법정단체화 무산
큰 아쉬움 남아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공동주택 관리 사업자 단체인 (사)한국주택관리협회의 제13대 협회장으로 재임한 노병용 회장이 3년의 임기를 마쳤다. 노병용 협회장은 지난 2016년 한국주택관리협회가 처음으로 직선제를 시행해 선출한 당선자로, 재임기간 내 주택관리업의 전문화·선진화를 위해 연구·교육·법제·홍보·회계 등 5개 부문 전문위원을 위촉하고 협회 법정단체 설립 추진, 불합리한 주택관련 법규 및 제도개선, 부동산 산업 및 한국형 주거서비스 모델 발전방향 모색, 협회 연구원 활성화에 매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3년간 협회장 임기를 마친 소회는.
지난 3년간 사심 없이 업계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보고자 했고 나름대로 그 원칙에 충실했으며,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을 이해관계로만 바라보는 시각인데 그 점이 안타깝고 부담스러웠다. 회사 경영과 협회장으로서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지만 진정성을 갖고 임하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현실은 더 냉정했다. 결과를 볼 때 부족함이 많았다고 느끼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3년간의 임기 중 행한 것들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하나의 과정의 일부가 될 것으로 위로하며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다시 회사 경영에 매진할 생각이다.

▶ 재임기간 보람 있었던 부분이 있다면.
법정단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동주택관리업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많이 바로 잡을 수 있었고 한국주택관리협회의 존재를 알리고 역할과 중요성을 정부나 입법기관 관계자들에게 많이 알렸다는 점이다. 이 대목은 아파트가 이렇게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때늦은 감이 있어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으나 사실 아파트 관리는 당사자 간의 합의가 존중되는 사적자치의 영역이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정부가 크게 관여하지는 않기에 크게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공동주택관리법이 생기고 국토교통부 고시인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이 아파트 주민의 의사결정에 구체적인 부분까지 영향을 끼치기 시작함으로 인해 제도의 중요성이 부각된 이후의 일이라 정부도 전문성이 부족한 편이고 국회의원들도 생소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협회의 법정단체화를 위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협회의 법정단체화를 통해 협회가 회원사들로부터 구심력을 얻게 되고 회원사들의 권익 향상은 물론 우리나라 아파트 관리제도의 점진적 개선을 통해 질 좋은 관리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정부 정책수행의 효율적인 파트너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제도 개선을 위한 우리 사업자들의 단합된 역량도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존의 주택관리사 단체나 주택임대관리사업자들 단체의 구성이 이미 관련법에 들어가 있는 만큼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보여져 더 안타깝다.

▶ 지난해 11월 연구용역으로 ‘주택관리업 선진화를 위한 공동주택관리법령 개선방안 연구’를 추진했는데.
한국주택관리산업연구원 박종두 원장을 책임자로 해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김정인 협회 전문위원, 협회제도개선위원, 김철중 협회 사무총장 등이 참여해 지난해 1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위탁관리업의 합리화와 주택관리업의 산업으로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데 목적을 두고 현행 공동주택관리법령에서 주택관리업 경영을 하는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선점을 모색했다. 주택관리업의 현안 문제로는 주택관리업자의 관리서비스의 질, 비합리적인 주택관리업의 등록요건, 주택관리업자 선정과 위탁관리기간, 위탁관리 방식과 용역비, 특히 과다 경쟁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위탁관리수수료 문제 등이 중점 사안이다.
다만 위탁계약 방식에 따른 표준위탁관리계약서의 마련, 위탁관리용역비에 대한 위탁관리수수료요율의 표준화와 도급표준단가제의 마련 등에 대해서는 후속과제로 남겼다. 또한 이번 연구에 대해서는 향후 국회 세미나 등을 통해 제도개선의 방향으로 삼을 계획이다.

▶ 공동주택 관리제도 선진화를 위해 제언한다면.
특정 단체나 회사의 이해관계를 먼저 따지기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 주택관리 종사자들이 협력·합의해 바람직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입주자단체, 주택관리사단체, 사업자단체가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기보다는 주택관리 당사자로서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일부의 목소리로 일방적으로 제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곤란하며 종사자 간 상생을 통해 바람직한 제도 개선을 이뤄나가야 한다. 
또한 정부와 언론은 공동주택 관리를 바르게 알고 바르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월 관리비를 정산해 실제 지출된 비용에 대해 부과하고 있다. 특히 전산프로그램을 통해 정산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매월 반복되는 업무에 해당하고 의도적인 횡령, 사기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비리가 발생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아파트 관리비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비리가 있다고 오해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아파트 비리들은 매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에서 비롯된다기보다 대부분은 장기수선계획에 의한 공사 수행에서 일어나는 잡음들이다. 그럼에도 이를 잘못 이해하고 과장되게 보도하는 매스컴과 규제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올바르지 못한 대처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로 인해 관리 분야 종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들로 하여금 막연한 불신을 조장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따라서 정부는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장기수선계획의 경우 정부는 계획 수립 지원 및 장기수선충당금 보증 등으로 도움을 주고, 언론은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강조하는 것 대신 바르게 알고 정확히 알리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 한국주택관리협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면.
이제 협회도 어언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해가 됐다. 이에 걸맞게 사업자들이 협회를 중심으로 사업자들을 위한 협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사업자 공동의 목표를 찾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각 사업자들의 입장에서 유불리를 떠나 소비자인 입주민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주택관리업계 공동의 발전을 위해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 달라.
현재 맡고 있는 우리관리의 경영에 보다 집중하겠지만 공동주택 관리와 관련한 연구 등에도 힘을 보탤 것이다. 학자들의 연구 참여를 유도하고 관리 전문가 육성을 통해 국민들과의 소통에 힘을 모을 것이다. 또한 일본 등 해외 전문가 집단과의 학술교류도 늘려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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