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합격률 급감···업계 영향·반응

관리업 인력공급 차질
자격시험제도로 취업폭 넓혀야

박문각주택관리사학원 신명 강사가 국회 간담회에서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박문각주택관리사학원>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지난해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합격률이 급감한 가운데 주택관리사 신규채용 시기를 맞은 공동주택 관리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택관리사 채용을 마친 한 관리업체 관계자는 지원자 접수율이 전년대비 약 30% 줄었으며 인원이 줄어 취업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리업체는 관리소장 공개채용을 위해 지난해 12월 서류접수를 실시했는데, 전년도 서류접수 건수에 비해 약 45% 감소했다며 이는 지난해에 비해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합격자 수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A관리업체 관계자는 “지원자 경쟁률과 나이편차가 줄었지만 지원자를 다 선발하는 것은 아니어서 채용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면서도 “보다 좋은 사람을 채용하려는 업체 입장에서 다양한 자질을 갖춘 사람을 선발하는데 차질이 있다”고 토로했다.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최종 합격자는 1차 시험 응시자 1만7717명 중 2633명(14.86%)이 합격해 2차 시험 응시자 3033명 중 762명이 합격, 전년도 합격률 75.6%(1894명)보다 50.48%p 감소한 25.12%의 합격률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부가 2020년 주택관리사보 선발예정 인원제 도입을 앞두고 수급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6년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 ‘선발예정 인원제’를 도입하고 2020년부터 시행을 준비 중이다. 선발예정 인원제는 ▲직전 3년간 사업계획승인 주택단지 수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응시인원 ▲주택관리사보 취업현황 및 시험위원회 심의의견 등을 고려해 선발예정인원을 정한 뒤 상대평가를 통해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하기로 했다.

A관리업체 관계자는 “21회 자격시험 합격자는 726명에 그쳐 지어지는 아파트 수만큼 주택관리사 합격자가 못 미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유연성 있게 조절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주택관리업 업체는 517곳으로 이들 등록업체가 약 1만2000여개 단지를 관리하고 있다.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의 수험생들이 시위 당시 들었던 피켓. <이인영 기자>

한국주택관리협회는 지난해 12월 주택관리사인 관리소장은 협회추산 매년 800명이 신규채용 되고 있다며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합격자수가 신규채용인원 대비 상당수가 부족한 실정으로 관리업의 고용과 운용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주택관리업 종사자는 약 10만명(경비·미화원 등 간접고용자는 20만명)으로, 근무기간이 짧고 이직률이 높아 안정적인 관리업무가 어려워 주택관리산업의 안정화를 통한 주택관리 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주택관리협회는 “자격증 시험은 최소한의 요건을 갖춘 자들 중에서 경쟁을 통해 사회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그 목적임에도 최소한의 인원을 선발, 그 인원들로만 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시험은 아니다”라며 “다른 자격증 시험도 상대평가 시험에서 최소한의 선발인원을 두고 있는 등 시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제도를 두고 있음에도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의 합격인원수는 최소한의 자격증 시험의 제도를 부인하고 수험생들에게 실망과 좌절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관리업의 인력공급에 막대한 문제를 끼친다”고 강조했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공동주택 관리 전문화 측면에 있어 노동시장이 줄고 기득권층이 확대되는 것은 공동주택 관리 전문화 측면에서도 좋은 영향이 아니다”라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배출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난이도 조절 실패를 주장하며 추가시험을 촉구하고 나섰던 제21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 2차 시험 응시생들은 “지난해 12월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해 최근 난이도 조절 부분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됐다. 또한 변호사를 선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문각주택관리사학원의 신명 강사는 “주택관리사 시험은 다른 자격증 시험과는 달리 생계와 연관돼 있는 중장년층이 대다수여서 합격자 발표 후 엄청난 실망을 했다”며 “500세대, 1000세대 이상 대단지의 경우 주택관리사보가 주택관리사를 보조해 관리하는 등 제도개선 방향이 필요하고, 시험자체에서는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보다 좋은 관리서비스를 받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 만큼 정부가 주택관리사 수급 조절에 관여할 것이 아니라 자격시험제도를 통해 취업폭을 넓히고 새로운 사람들이 시장에 진입해 공정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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