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 ‘에너지 사랑방’

서울시 에너지절약·공동체 활성화 ‘대상’ 잇따라 수상
자생단체 에너지사랑방, 입주민 소통 공간 역할

타 단지 방문 강의 등 통해 절약 실천 확산에도 앞장
단편적 노하우보다 지속가능한 실천 방법 알려줘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는 2018년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함께 어울려 사는 분위기를 위해 아파트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에너지 절약 실천을 통해 관리비 절감에 나서고자 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전체 활동을 위해 전 세대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서울 서대문구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14개동 561세대, 위탁관리: (주)무림하우징)는 입주민들 간 대면 기회를 늘리며 자연스럽게 소통과 화합을 이끌고, 그 안에서 에너지 절약 활동이 꽃피게 해 여러 성과를 거뒀다.

아파트 공동체는 ‘주민들의 생활에서 필요와 욕구에 관해 함께 하소연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가능성을 함께 궁리하고 함께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내’가 아니라 ‘우리’라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공동체 활성화 및 에너지 절약 활동을 실천해왔다.

에너지 사랑방 모습.

모임의 중심 된 에너지 사랑방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마련된 에너지 사랑방(2016년 개원)은 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및 에너지 절약 활동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는 2014년부터 자율적으로 활동해온 ‘에너지 지킴이’ 17명이 매일 한 명씩 당직을 서며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컨설팅을 하는 등 봉사를 하고 있다. 당직자는 또한 하루 2~3회 아파트 내 커뮤니티 공간들을 돌며 복도와 화장실, 빈 공간의 불을 소등한다.

에너지 사랑방에는 세대 LED 견본품이 있어 입주민들이 직접 제품 설명을 들으며 효과를 비교해볼 수 있고, 전기 절약 현황표 및 절약 활동 내용 전시, 에너지 절약 홍보물 비치 등으로 방문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개방되고 차와 음료가 무료로 제공되는 에너지 사랑방은 입주민과 동네 주민이 하루 평균 20명 가까이 방문하며 만남의 장소와 층간소음 등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 장소로 활용, 그야말로 아파트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며 항상 활기를 띠고 있다. 에너지 사랑방을 찾은 이들은 자연스럽게 에너지 절약 활동에 관심을 갖게 돼 장소 제공만으로도 좋은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에너지 지킴이들은 이 외에도 별도로 운영하는 공구 도서관에서 입주민들에게 필요한 공구를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으며, 홀수 월에는 주차장 조명등 위 먼지 털기, 짝수 월에는 조명등 점검 봉사를 펼치고, 입주민 세대를 직접 찾아가 대기전력을 줄이는 방법과 효과를 직접 돈으로 환산해 알려주는 등 에너지 절약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여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인근의 안산에서 참나리꽃 이식, 소독, 지주 세우기, 푯말 부착, 쓰레기 줍기 등 ‘안산 지킴이’ 활동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서는 반드시 단체복을 착용하고, 만나는 이마다 에너지 절약 실천을 권유해 홍보를 생활화하고 있다.

에너지 지킴이들은 격월로 아파트 주차장 조명등 먼지 털기 등 봉사를 펼치고 있다.

모임과 교육 중심으로
에너지 지킴이의 김선구 회장은 “얼굴을 봐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아파트 입주민 전체의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위해서는 소통이 우선돼야 하고, 그 소통을 위해서는 이웃을 자주 보고 서로 알아가며 친밀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이 아파트는 주민들이 어울릴 수 있는 교육과 모임을 통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정보교류와 소통을 이끌었다.

공동체 활동과 에너지 절약 성과가 우수한 아파트를 입주민들과 함께 직접 방문해 생생한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견학이나 전문가 초청 강연을 수시로 진행해 에너지 절약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매월 2~3회 주민간담회와 입주자대표회의·부녀회 등에 대한 자체교육도 꾸준히 진행해 에너지 절약 참여도를 높여 갔다.

새우젓 담그기, 전통고추장 담그기 등 입주민들이 소통·화합할 수 있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또한 마을공동체 행사로 매년 주민 한마음 축제, 전통고추장 만들기, 새우젓 담그기,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진행하며 공동체 의식을 높였다.

이러한 활동도 단순하게 이뤄지지는 않았다. 김선구 회장은 “한 가지 행사를 해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팀을 맞춰 1차, 2차 모임을 실시해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며 “식사를 같이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두 번 정도 만나다 보면 아파트 입주민들끼리는 다 가까워지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김 회장은 같은 활동이라도 단순히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소통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주민들이 만든 고추장과 새우젓 등은 이웃의 독립유공자 및 유가족 가정 등에 기증해 나눔도 함께 실천하고 있다.

에너지 지킴이의 한 회원은 “동네 복지관에서 우리가 만든 에너지 절약 홍보 부채를 잘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거나 우리가 나눔한 고추장이 참 맛있었다는 이웃의 말을 들을 때면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며 “먹거리를 같이 만들어 같이 먹고, 같이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에너지 지킴이 활동을 통해 서로 모르는 것들을 알려주며 생활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 절약 방법 등을 알 수 있게 돼 좋고, 아파트에서 이웃들을 알고 지내기 힘든데 여러 활동을 통해 결속력을 갖게 되고 함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만족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렇게 공동체 활동을 활성화한 이 아파트는 그 성과로 2017년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금상을 받은 데 이어, 2018년에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8년 서울시 공동주택 한마당에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대상을 받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김선구 회장(오른쪽). <서지영 기자>

또한 입주민 소통 활성화를 바탕으로 주차장 형광등 한 칸 건너 켜기, 주차장 및 세대 내 화장실 LED등 교체, 경비실 옥상 태양광 설치(총 10개), 입주민 3+1 절약(냉장고 설정 온도 변경, HDTV 절전 모드로 변경, 에어컨 코드 뽑기, 인터넷 관련 전원 끄기) 실천 등을 이끌어 세대전유부분과 공용부분의 전기사용량을 대폭 절감, 2015년 서울시 동절기 에너지절약 경진대회 최우수상에 이어 2016년 하절기 에너지절약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아파트는 자신들만의 성과에서 그치지 않고 타 단지를 방문하거나 견학 신청을 받아 에너지 절약 및 공동체 활동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만 45개 단지의 방문을 받고 40개 단지를 방문해 강의와 컨설팅을 펼쳤다. 이 아파트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단지들이 실천을 그대로 옮겨 종종 각 지자체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도 했다.

김선구 회장은 에너지 절약과 공동체 활성화 노하우와 관련해 “일시적인 활동은 의미가 없고 마음을 움직여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을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며 “입주민들 마음의 문을 여는 교육과 모임이 가장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끝으로 김 회장은 “앞으로 에너지 절약 홍보와 컨설팅을 더욱 활성화해 에너지 보안관 등 관련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 에너지 지킴이 회원들. <서지영 기자>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 에너지 지킴이 회원들. <서지영 기자>

 

입주민의 건강 관리를 위해 강북삼성병원과의 연계를 통해 건강 상담사가 직접 방문해 건강체크, 상담 등을 진행하는 건강방을 운영하고 있다. <서지영 기자>
돈의문센트레빌아파트 전경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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