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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청취 절차 위반한 아파트 관리 재계약 ‘무효’수원지법 판결
승인 2018.12.26 15:21|(1225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대표회의 업체 재선정 결정에
관리회사 계약유효 소송 ‘기각’

관리소장 주도로 절차 진행
신뢰보호 원칙 해당 안 돼

수원지방법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아파트 위탁관리 재계약 과정에서 입주민 의견청취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계약은 무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 제16민사부(재판장 이승원 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 A아파트를 관리했던 B사가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관리계약유효확인의 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A아파트 대표회의는 지난해 6월 7일 B사의 아파트 위탁관리에 대한 재계약을 체결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고 그달 22일 B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관할 관청이 그해 11월과 12월 대표회의에 입주민 의견청취를 위한 공개기간 10일과 의견청취서 모든 세대에 배부 규정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부과처분 관련 통지를 하게 되면서, 대표회의는 B사에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위탁계약이 절차 위반으로 무효이고, 이를 이유로 한 관할 관청의 과태료 부과처분을 막기 위해 아파트 위탁관리업체에 대한 재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는 취지의 각 통보를 했다.

이에 B사는 대표회의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대표회의가 진행하는 위탁관리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절차 등의 진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위 법원은 올해 1월 “이 사건 위탁계약이 관련 법령과 관리규약에 위배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며 기각 결정을 내려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됐다.

또한 대표회의는 B사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판결 확정 시까지 B사와 대표회의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위탁계약의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했는데, 법원은 “이 사건 위탁계약 체결에 앞서 관련 법령과 관리규약이 정한 의견청취 등의 절차가 제대로 준수되지 않았고, 그와 같은 절차 위반에 기존 관리주체인 B사가 상당 정도 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대표회의의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을 했고, 이 결정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B사는 “본사가 2017년 6월 22일 A아파트 대표회의와 체결한 공동주택 위·수탁관리계약은 유효함을 확인한다”며 이 사건 소를 제기, “이 사건 위탁계약이 유효함에도 대표회의가 그 무효를 주장하나 이는 계약의 효력에 관한 사적자치의 원칙 및 신뢰보호의 원칙 등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대표회의가 위 계약의 효력 여부를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으므로 대표회의에 이 사건 위탁계약이 유효하다는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 대표회의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주택관리업자와 아파트 주택관리에 관한 재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48조에 따라 위 계약 체결에 관한 입주자 등의 의견을 사전에 청취해야 하고, 위 의견청취 10일 전에 게시판과 공동주택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하며, 의견청취를 위한 일정 서식의 서면을 아파트 모든 세대에 1매씩 배부해야 한다”며 “피고 대표회의는 의견청취 전 10일의 공개기간 없이, 이 사건 아파트 모든 세대가 아닌 아파트 각 동 로비에 의견청취를 위한 서면을 배포해 의견청취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이 사건 관련 법령 및 그로부터 위임받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규정한 사전 의견청취 방법(아파트 모든 세대에 일정 서식의 의견 청취 서면 배포) 및 공개기간(의견청취 10일 전에 공개)을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관련 법령이 관리주체의 재계약을 위한 사전 의견청취 절차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재계약에 관한 내용을 일정한 방법으로 게시토록 한 취지는 최소한 그 기간 동안 재계약에 관한 내용이 충분히 게시돼 공개되도록 함으로써 구성원이 관리주체와의 재계약 내용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재계약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데 있다”며 “이러한 취지에 비춰 보면, 이 사건 관련 법령은 계약기간이 끝난 주택관리업자를 수의계약의 방법으로 재선정하는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강행법규라 봄이 타당하고, 위와 같이 계약체결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강행법규에 위반한 계약은 무효”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 사건 위탁계약은 계약체결의 요건을 규정한 강행법규인 이 사건 관련 법령 및 그로부터 위임받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 제48조의 위반으로 무효라고 할 것인바, 사적자치 원칙에 따라 이 사건 위탁계약이 유효라는 원고 B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B사가 “대표회의의 이 사건 위탁계약 무효 주장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입주자들에 대한 사전 의견청취 절차는 원고 B사 소속 관리소장의 주도적 절차 진행 하에 이뤄졌다”며 “위 관리소장은 전문 주택관리사로서 당연히 이 사건 법령 및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른 주택관리업자 선정 절차 규정을 숙지하고 있었어야 하는데도 이에 위반해 사전 의견청취 절차를 진행시켰으므로, 이러한 위법한 절차 진행으로 체결된 이 사건 위탁계약의 효력 발생에 대한 원고 B사 측 신뢰까지 보호해야 할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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