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난 수목 맞춤 처방전 <1>
나무의 상처는 어떻게 아무는가?
사람이나 동물의 경우 피부에 상처가 나면 상처부위에서 자체적으로 새살이 재생되면서 상처가 아문다. 그러나 나무의 경우는 수피가 벗겨져 노출된 목질부 자체에서 새살(조식)이 재생돼 상처가 아무는 것이 아니라 상처 가장자리의 수피 밑에 있는 형성층에서 자라나온 유합조직이 상처부위를 감싸는 방식으로 상처가 아문다.
나무는 수피가 벗겨지거나 목질부가 손상되면 먼저 상처 가장자리의 수피 밑에 있는 형성층에서 세포분열에 의해 미분화된 분열조직인 유합조직이 자라나와 상처로 노출된 목질부 표면을 감싸기 시작한다. 초기의 유합조직은 상처가 난 후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지속되다 차츰 수피조직과 목질부조직을 모두 갖춘 손상유합재로 바뀌며, 손상유합재는 여러 해에 걸쳐 수세에 따라 빠르게 또는 더디게 자라면서 상처부위를 완전히 덮어 마침내 상처가 아물게 된다(사진). 따라서 나무의 경우는 ‘상처의 치유’라기보다는 손상유합재에 의한 ‘상처닫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또한 상처 가장자리에 오래 전(1년 이상)에 형성된 흔히 캘러스(callus)라고 부르는 조직은 사실은 이미 수피와 목질부로 분화된 조직이기 때문에 이것을 ‘캘러스’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손상유합재’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상처 가장자리에 유합조직이나 손상유합재가 잘 발달돼 있다면 상처가 잘 아물고 있다는 증거다. 나무의 생장기에 상처가 나면 상처부위에 곧 유합조직이 형성되면서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지만, 휴면기에 상처가 나면 나무의 생장이 시작되는 봄에 유합조직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수목의 상처치료
서울대 수목진단센터 나용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