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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표 선거 실시 안한다는 이유로 선관위원장에 과태료 부과 못해서울중앙지법 결정
승인 2018.12.31 16:57|(1225호)
이인영 기자 iy26@aptn.co.kr

동대표 선거 실시 명령
명시적 규정 없이
포괄적 행정처분 권한 없어

[아파트관리신문=이인영 기자]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파트 선거관리위원장에게 부과된 과태료를 취소하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법원은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 할 수 있는 명령에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실시하라는 명령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제5민사부(재판장 이근수 부장판사)는 최근 서울 관악구 A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B씨에 대한 공동주택관리법 위반 신청사건 항고심에서 “B씨에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한 제1심 결정을 취소, B씨를 과태료에 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아파트는 제14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들의 임기가 2017년 1월 31일 종료된 후 제15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을 위한 선거절차가 진행됐으나 당시 선거관리위원 4명이 사퇴하면서 선거가 연기됐다. 이후 B씨는 새롭게 구성된 선관위의 위원장이 됐고 2017년 2월 17일 ‘제15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폭행, 업무방해, 상해 등에 관한 형사절차가 종료할 때까지 선거를 연기한다’는 내용을 공고했다.

그러자 동대표 후보였던 C씨 등이 서울 관악구청에 선관위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하지 않고 있다는 민원을 제기했고, 관악구는 B씨에게 2017년 2월 28일, 같은 해 4월 6일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실시하라고 통지한 후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럼에도 B씨가 선거를 실시하지 않자 관악구는 B씨에게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고, B씨가 이에 이의하자 제1심 법원은 약식결정으로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다. B씨는 다시 이의를 제기했고 제1심 법원은 과태료 150만원의 감액처분을 내렸다, B씨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고했다.

B씨는 “관악구청장이 구 공동주택 제93조 제1항에 따라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 할 수 있는 명령에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명령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은 지방지치단체의 공동주택 관리에 관한 감독 규정으로서 ▲감사에 필요한 경우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을 위반해 조치가 필요한 경우 ▲공동주택단지 내 분쟁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공동주택 시설물의 안전관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공동주택 관리규약을 위반한 경우 ▲그 밖에 공동주택관리에 관한 감독을 위해 필요한 경우 입주자 등, 입주자대표회의나 그 구성원, 관리주체, 관리소장 또는 선거관리위원회나 그 위원 등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에 관한 사항을 보고하게 하거나 자료의 제출이나 그 밖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항고심 재판부는 관악구청장이 구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이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해 할 수 있는 명령에 이 아파트 제15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실시하라는 내용의 명령까지 포함된다고는 볼 수 없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구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의 문언상 ‘그 밖에 필요한 명령’은 ‘보고’ 또는 ‘자료의 제출’에 뒤이어 규정돼 있어 이 조항에 의해 관악구청장에게 부여된 권한의 대표적인 예시가 ‘보고’ 또는 ‘자료의 제출’이므로 그와 병렬적으로 규정돼 있는 ‘그 밖에 필요한 명령’에 근거한 권한 범위는 그와 유사한 정도의 정보제공 등에 관한 것에 그친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실시 자체를 명령하는 것은 그로 인해 부담하게 되는 의무의 내용이나 정도가 ‘보고’ 또는 ‘자료의 제출’의 수준을 현저하게 넘어서는 것이므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실시 자체도 명령할 수 있다’는 취지의 명시적인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구 공동주택관리법 벌칙 조항 및 과태료 조항에 비춰 보더라도 제93조 제1항이 상정하고 있는 처분의 내용 및 처분상대방의 의무는 정보 제공 등에 관련된 것으로 국한해 봐야 한다”며 “이 법 제93조 제1항의 ‘그 밖에 필요한 명령’으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 및 의결과 관련된 일체의 명령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의 적법 여부 등에 관한 조사·검사·감사를 거부·기피하는 것은 형사처벌의 대상임에도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실시 자체를 명하는 명령이나 특정인을 입주자대표로 인정하라는 명령을 위반하더라도 이는 형사처벌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게 돼 법 제93조 제1항에 근거한 처분에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실시 자체를 명하는 명령 등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대표의 선출이나 임기 등과 관련해 분쟁이 있을 경우 원칙적으로 공동주택 주민들 사이에서 해결할 문제이고 다른 입법이 없는 한 법 제93조 제1항만을 근거로 해 포괄적인 행정처분 권한을 갖는다고 볼 수는 없다”며 “이와 같은 분쟁에서 위법 여부 판단이나 권리관계 최종 확정이 요청될 경우 이는 궁극적으로 법원의 재판을 통해 해결될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 재판부는 이 아파트 선거관리위원회가 제15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를 실시하는 않은 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제15기 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후보였던 H씨가 동대표 입후보자 기호 추첨과 관련해 관리소장을 폭행한 혐의로 2017년 11월 28일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아 확정됐고, 또 다른 후보자 M씨는 경로당에서 욕설을 하며 회의 업무를 방해하고 놓여 있는 상을 차 부딪치게 해 2018년 6월 22일 업무방해죄 및 상해죄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며 “이들의 범죄행위는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 전에 이뤄진 것으로 이 아파트 관리규약의 해석상 동대표 해임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그 성격상 제15기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보여 처리 경과를 살펴본 후 선거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B씨를 비롯한 선거관리위원들의 판단은 나름의 합리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B씨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제1심 결정을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B씨를 과태료에 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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