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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암 칼럼] 주택산업, 건식화·부품화로 방향전환 필요
승인 2018.09.06 09:42|(1211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최근 열린 건축박람회 전시장을 다녀왔다. 많은 아이템들이 있었지만, 실물크기의 단독주택 전시가 눈에 띄었다. 2인치 × 4인치 판과 경량목재들을 중심으로 한 경골목조와 중목구조의 목조주택, 스틸하우스, 모듈러주택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규모 주택설계 및 판매업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용도는 일반 단독주택도 있었지만, 전원주택이나 농촌 주택과 같은 소규모주택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

전시의 성격이 원래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창호와 경량기포콘크리트계열의 건식화 자재와 일부 부품, 건식화, 모듈화가 눈에 띄었다. 전체 주택시장의 주류는 아니지만 요즘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2000년 이후 1990년대의 설계표준화와 부품화 연구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모듈러주택 연구다. 일부 업체에서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공동주택, 학교 등을 중심으로 조금씩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며, 국가차원의 연구를 통해서 서울 가양동에 모듈러주택을 시범적으로 건설한 바 있고, 중고층 주택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유럽이나 미국, 호주 등에서도 모듈러 주택에 대한 흐름은 꾸준하다. 최근 필리핀의 한 업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와 손잡고 모듈러 주택을 상품화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1960년대부터 건식화를 넘어서 주택의 표준화를 바탕으로 내장과 설비를 부품화해 주택시장에 적용해 오고 있었으며, 소품종 대량생산을 넘어 다품종 소량생산의 길로 들어선 지 오래다. 단독주택 메이커를 중심으로 패널방식과 상자(Box)방식이 다양하게 발전해 왔다. 주택을 공장에서 생산한 패널방식의 부품이나 상자방식, 즉 모듈러 방식의 공간부품으로 현장에서는 조립을 통해 빠른 공기로 건설을 마친다. 공장에서 각종 성능시험을 마치고 현장에서는 크레인을 기반으로 단순한 조립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공정을 공장에서 완료하고 현장에서는 패널이나 모듈러 박스를 조립하고 마지막 마감을 해 완료하는 것이다. 80~90% 정도는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수준이다. 자동차가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진 부품과 모듈을 공장조립라인에서 조립을 통해 완성차를 만들듯이, 주택의 경우도 운송이 가능한 크기의 모듈로 공장에서 라인을 거쳐 구조를 만들고, 거기에 전기·기계·통신 설비를 설치·마감하고, 조립할 부분만 남기고 공장에서 출하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전제돼야 할 것이 주택을 구성하는 구성재의 표준화와 부품화다.

표준화는 단순한 1~2가지의 치수만 규격화하는 것이 아니라 치수의 계열을 갖는 것이며, 성능과 마감재료는 다양성을 갖추고 있고, 접합부에 대한 일정한 원칙(접합부의 표준화)이 존재하면 가능하다.

기계분야에서는 나사못도 부품으로 간주하지만 주택에서는 이보다 범위를 넓혀서 일정한 기능을 하면서 크기를 갖는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예를 들면 문짝이나 문틀을 포함한 것, 벽체, 부엌, 화장실 등 단위부품에서 공간부품까지 모두 부품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다. 현재도 화장실용품이나 부엌용품들은 시장에 유통되는 설비부품의 대표적인 것이다. 창이나 문은 정확하게 모든 업체에서 통일된 부품으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개략적인 치수는 가진 부품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부품이 생산돼 시장에서 유통되면 가구와 같은 DIY부품이 존재하듯이 주택의 공간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에도 적용될 수 있고, 살아가면서 주택 내부공간의 리모델링까지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 특히 아파트의 영역에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현장타설 콘크리트 습식공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내장벽체는 부분적으로 벽돌 등의 조적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건식화공법도 일부밖에 적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며, 더구나 부품화는 극히 미미하며, 동시에 설비의 매설이 이뤄지고 있어 공사의 정밀도는 많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바와 같이 2017년부터 고령사회로 진입과 더불어 공사현장에서도 기능공의 고령화와 기능공 감소가 뚜렷하고, 외국노동자로 현장이 대체되면서 시공품질은 저하돼가는 상황이며, 인건비도 상승해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의 주택시공 현장의 건식화와 부품화가 필요함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지금까지의 건설현장에 대한 고정관념과 새로운 공법적용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이 뿌리박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다른 나라와 달리 고층·초고층주택이면서도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습식공법의 골조공사 중심 건설방식 또한 내장과 설비의 부품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탈피하기 위한 기반으로 정부에서는 1997년에 ‘주택의 설계도서 작성기준’을 마련하면서 내장의 부품화를 전제로 중심선 치수 설계방법에서 안목치수 설계방법의 전환을 시도했으나, 시장에서는 설계방법만 바뀌었을 뿐 비용이 비싸다는 점을 들어 습식공법 중심의 시공을 계속하고 있으며 건식화와 부품화로는 전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택을 구성하는 구성부재의 건식화와 부품화는 신축주택의 시공성 향상뿐만 아니라 사용상의 장점과 유지관리의 용이성과 리모델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다. 최근 매스컴을 통해 층간소음의 문제점도 지적된 바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측면을 볼 때 이제는 구조시스템의 전환, 시공시스템의 전환과 더불어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주상복합 등의 주택분야에 공통으로 건식화, 한걸음 더 나아가서 부품화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모듈러 주택이나 장수명 주택분야를 막론하고 그 기반은 건식화와 부품화다. 이것이 비용을 줄이고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이다. 주택을 구성하는 구성부재의 부품화는 대기업의 영역이 아니라 중소기업 영역의 새로운 산업으로서 정착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일부 중소기업에서 부품화를 위해 노력해 영역을 넓히는 분야도 있으나, 건식온돌바닥업체와 같이 기술을 개발해 놓고도 적용을 못해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들이 더 많다. 이러한 기술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부품화를 통한 기술개발과 개발한 기술을 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시범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실증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향후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주택사업의 특성상 민간시장에서 흐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나 공공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나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주택의 성능향상과 경쟁력 제고측면,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 근미래의 주택산업 방향으로 볼 때 부품화는 반드시 지향해야 할 단계로 보인다. 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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