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산업은 국민 일상사와 맞닿아 있다. 국민의 75%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국민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집중해 있기에 관심이 특히 높다. 부동산산업은 해마다 커져 총매출액이 100조원대에 육박한다. 관련 사업체 수가 13만개를 넘는다. 종사하는 인원도 50만명 가까이 될 만큼 대규모다. 그럼에도 부동산산업이 국내 부가가치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 부동산산업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말이 ‘프롭테크(Prop-Tech)’ 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부동산과 기술을 결합한 사업·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도 미래 기술을 적용하는 이 ‘프롭테크’가 본격화되고 있다. 부동산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첨단기술과의 융합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부동산서비스는 부동산산업의 큰 비중이 건설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분야다. 부동산서비스는 부동산 관련 기획·개발·임대·관리·중개·평가·자금조달·자문·정보제공 등을 모두 포함한다. 부동산의 개발·이용·유통 등 전 과정에서 수반되는 서비스다.

그런데 부동산서비스산업이 경계허물기와 IT 등 각종 기술과의 융합, 접목으로 새로운 영역 창출에 나서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 단어가 ‘프롭테크’다. 중개부터 임대, 개발, 투자유치 등 활용 분야를 넓히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 기업들의 혁신적 시도에 대기업, 금융권 등도 적극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바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부동산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양상이다. 아직은 획기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지는 않은 듯하지만, 관리 분야에서도 흐름을 놓치지 말고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다.

빠른 기술 변화라는 대세 속에 국내에서도 부동산산업의 발전 기반을 구축하고, 지원하기 위해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이 제정됐다. ‘부동산서비스산업 진흥법 시행령 제정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달 20일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부동산서비스산업의 품질을 높이고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진흥하겠다는 것이 뼈대다. 이를 위해 업역 간 연계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하며, 프롭테크 등 제도적으로 적극적으로 지원해 산업적 발전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2년 전에 국토교통부는 부동산산업을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지원 육성하기 위해 발전방안을 수립·발표하면서 매년 11월 11일을 ‘부동산산업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주택관리협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한국주택임대협회 등 8개 유관 단체의 연합체인 한국부동산경제단체연합회가 주최해 벌써 두 번의 행사를 치른 바 있다. 공동주택 관리업계도 부동산서비스산업의 당당한 한 축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단순한 행사 주최만이 아니라 부동산서비스산업의 선진적 발전을 위한 소통과 산업 주역이라는 실질적 주체로써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산업적인 면을 얘기할 때마다 관리 분야는 좀 민망하다. 전문가들은 관리전문 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한 전문기술의 부족, 위탁관리수수료의 덤핑 등을 지적하며 관리업계의 낙후를 꼬집는다. 선진화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은 산업 발전을 말하면서 10만여명의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를 책임지고 있는 관리 사업자단체를 여전히 법정단체 밖에 놓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 발전을 강조하면서 그 중심에서 역할을 하는 주체를 홀대하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