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관리업계 일자리가 고용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인식은 대체로 ‘임금 및 근무조건이 양호하지 않고 일자리의 질이 낮다’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실제로는 어느 정도일까.

공동주택 위탁관리업체인 우리관리(주)가 관리하는 사업장 921곳의 2017년도 기준 인원 및 급여 현황을 표본조사한 결과 의미 있는 내용들이 나왔다. 900곳이 넘는 사업장을 표본으로 살펴본 것이니 꽤 신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상세한 국가승인통계 자료가 없어 다른 직군과 직접적 비교는 어렵겠지만 어느 정도의 궁금증은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표본조사를 정리하며 몇 가지 특이점이 눈에 띄었다. 먼저, 관리업계의 전체 평균연령이 53세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여성 근무자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장·노년층 직업군으로서 ‘인생 2모작’의 대명사임이 숫자로도 나타났다. 특히 관리소장의 주 연령대는 50대가 50% 가까이 차지했다. 경리직의 주 연령대는 40대로 76.8%를 차지했다.

사업장당 평균인원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업장당 평균인원은 8.7명으로, 13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할 때 평균 17.6명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는 최저임금 등의 인상에 따른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인원감축이 됐음을 시사한다.

반면 세대별 인당 관리 세대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90.6세대였지만 2017년에는 104세대였다. 세대수와 상관없이 전년대비 관리세대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노동강도가 더 세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여성 근로자의 증가도 특기할 점이다. 아직은 전체 근로자 성별에서 남성이 75.9%로 다수지만, 여성 비율이 해마다 늘어 2014년 대비 5% 상승해 2017년에는 25% 가까이 됐다. 관리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업종 특성상 여성의 섬세함이 관리업무에 적합하기 때문에 지원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근무기간과 임금 수준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며,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소장 근무기간은 3년 미만이 76.2%였다. 1년 미만인 경우도 41%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관리직의 경우 근무기간이 3년 미만이 전체의 53.4%를 차지해 직종의 특성상 전문성 부족이 우려됐다. 전체 평균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가 63.3%에 달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관리 업무를 추진하는데 지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회사에서의 업무경력을 인정받으려면 최소 3년이 필요하다는 직업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근무기간의 불안정은 안정적 관리를 저해하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미화직은 최근 5년간 매년 연평균 5.5%, 기술직은 4.5%씩 상승했다. 반면, 관리소장의 평균임금은 2.6% 상승하는 데 그쳤다. 관리소장의 경우 세대 규모별로 월평균임금이 310만여원에서 약 400만원까지 세대수가 커질수록 급여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수준이 직업 만족도에서 차지하는 비중 가운데 크게 차지하는 요소이므로 임금의 상승 부분도 구성원의 만족을 위해선 어렵더라도 더 높여야 한다.

이번 표본조사를 통해 공동주택 관리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 새롭게 드러났다.

아울러 공동주택 관리업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7월부터는 근로시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업계의 발전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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