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too. 나도 당했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얻은 ‘미투 운동’. 미국에서 성폭력 및 성희롱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으로 더 널리 알려진 미투 운동은 저명인사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그러한 경험을 밝히며 전 세계로 퍼졌다.

우리나라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 전 현직 검사의 방송을 통한 실상 고발 이후 법조계, 연예계, 문화계, 교육계, 종교계 등 사회 전분야로 확대되면서, 지금은 태풍으로 변했다.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의 ‘성폭력범’ 몰락을 지켜보면서는 충격을 넘어 참담하고 허탈하기까지 하다. 이제 이 운동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며 질적인 변화를 보일 조짐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미투 운동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피해 사실을 폭로한 피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미투 운동의 파장은 공동주택 관리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이 흐름이 거세게 몰려오고 있다.

서울시 소재 한 아파트의 입주민은 “남성 입주자대표회장이 경리직원과 여성 관리소장을 성추행했다”고 제보했다. 또 다른 아파트 입주민은 대표회장이 여성 관리직원에게 급여 인상을 빌미로 성상납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두드러지지 않았던 일들이지만 하나둘씩 거론되며 주의를 끌고 있다. 사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성범죄 자체는 새롭게 나온 일들은 아니다. 법원의 판결도 잦고, 꽤 자주 일어났다. 그렇지만 최근의 흐름은 예사롭지 않다. 한 전직 관리소장은 “아파트에서 대부분 성희롱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성희롱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리 분야의 무의식 행태를 반성하기도 했다.

미투 운동의 본질적 양태는 ‘권력형’ 성범죄다. 이 부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성범죄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이 돼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장선으로 나온 것이 ‘나도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담은 ‘위드유 운동(#withyou)’이다. ‘당신과 함께 하겠다’ ‘당신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연대의 표명이다.

그런데 공동주택 분야를 살펴보면 관리회사나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서 관리소장 등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입주자대표회의 등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예방교육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박윤진 노무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같은 직원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 회사에 이를 밝혀 조치가 이뤄지면 되지만, 입주민들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한 경우에는 회사가 제대로 방어해주지 않는 한 실효성 있는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고민스런 부분이다. 관리사무소, 관리회사 모두가 주의 깊게 들어야 할,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대목이다. 단순히 폭로, 고발, 방어를 넘어 이는 ‘문화의 변화’로 발전시켜 근절해야 할 사항이다.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의 미투 등 변화의 바람은 단순히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공동주택의 주체들 모두 함께 낡은 문화와 관행을 뜯어고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감독·감시해야 한다. 아울러 입주민 다수가 여기에 지지·참여해야 한다. #with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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