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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택관리협회 법정단체화 미루지 말자
승인 2018.03.08 00:45|(1187호)
아파트관리신문 aptnews@aptn.co.kr

역사책에서 그리고 박물관에서 ‘세발 솥’을 본 기억이 난다.
바로 ‘정(솥, 鼎)’이다. 본래는 물건을 삶던 기구였지만 이는 중국 고대 제례에서 유래된 시설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은 안정적이다. 역사 시간에 들은 삼국정립이라는 단어는 세발 솥이 선 것처럼 균형잡인 안정적인 상태를 말한다. 보통 다리 하나는 재물을 뜻하고, 다리 둘은 권력, 다리 셋은 명예를 의미한다고 그렇게 다리가 셋인 의미를 해석, 추측하는 말을 들었던 기억도 난다. 삼각형은 구조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도형이라는 말도 한다. 그래서 건축이나 많은 분야에서 트러스 구조 같은 것이 쓰인다고 들었다.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건설돼 공동주택 관리가 시작되고, 가장 먼저 주택관리업 협회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1990년에는 주택관리사(보) 제도가 채택되고, 그 이듬해에 주택관리사협회가 창립됐다. 2000년대 들어 전국 단위의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가 결성됐다.

이렇게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는 관리소장, 주택관리업자 등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 단체 등 의결주체들이 오랜 기간 서로 협력하고, 때론 견제하며 발전해 왔다. 혹자는 ‘삼각 형태’를 형성하며 안정적인 상태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지만 법·제도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

2016년 공동주택관리법이 본격 시행됐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는 관리주체를 공동주택의 관리소장, 주택관리업자, 임대사업자 등을 말한다고 의미 규정했다. 이 주체들 중 주택관리사들을 대변하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물론 주택임대관리업을 대표해 몇 해 전 만들어진 한국주택임대관리협회도 이미 법정단체가 돼 있다. 그런데 10만여명의 공동주택 관리 종사자를 책임지고 있는 사업자단체인 한국주택관리협회는 여전히 법정단체 밖에 있는 상태다.

정책 당국은 왜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있을까. 공동주택 관리의 합리적 운용뿐만 아니라 정책의 원활한 집행을 위해서도 이들 주체들의 협조가 절대적일 텐데 말이다. 공동주택 관리의 가장 주요한 주체 중 하나를 빼고 정책을 논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불균형한 상태로, 그리고 불평등한 상태 속에서는 균형 잡힌 공동주택 관리와 협조가 자리잡기는 요원하다.

마침 공동주택 관리 주요 축의 하나인 한국주택관리협회가 지난달 27일 정기총회를 갖고 올해의 협회 지향점을 밝혔다. 한주협은 올해 법정단체 설립에 최우선을 두고 불합리한 법, 제도개선을 위해 협회의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법정단체 실현을 위해 관련 법 개정발의 및 정관 개정 등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택관리사들과 관리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동의서 작성을 받기로 했다. 그리고 법정단체의 실현을 통해 주택관리업의 전문화·선진화라는 목표에 다가서겠다고 다짐했다.

노병용 한주협 회장은 “협회의 법정단체화는 단순한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원활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병용 회장이 2년 전 취임 당시 역설한 “협회 및 공동주택 관리업계의 발전을 위해 불합리한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겠다”는 말은 아직 진행형이다. 선진화된 제도 정착을 위해선 공동주택 관련 주요 파트너인 한국주택관리협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 간의 긴밀한 협조가 절대적이다. 그리고 그 각 주체들은 세발 솥처럼 건강한 협력 속에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정책집행과 입법 담당자들이 불균형 상태를 방치하고 그냥 ‘편식’만 해서는 정말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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