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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관리업체 선정 입찰담합 과징금 부과 안 한 이유?[이슈분석] ‘공동주택 관리업체 입찰 담합 발표’ 파장 : 열악한 현실 반영···“문제는 제도다”
승인 2018.03.06 10:02|(1186호)
이인영 기자 iy26@aptn.co.kr

공정위, 7개 사업자 시정명령
4개 업체는 고발키로

관리업체들 “추이 지켜보겠다”
“기업이윤 보장 등 제도적
타개책 마련돼야” 주장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2일 공동주택 위탁관리업체 선정 입찰에서 담합한 관리업체 7개 사에 시정명령을, 이 중 4개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2011년부터 2015년 기간 중 서울, 경기, 충남 소재 5개 아파트 단지에서 실시된 공동주택 위탁관리업체 선정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낙찰 예정자는 입찰일 전 들러리 사업자와 투찰 가격을 합의했으며, 들러리사는 낙찰예정사의 요청대로 투찰해 합의를 실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입찰 담합한 7개 사에 법 위반 행위 금지명령을 내리고, 4개 사 법인을 고발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국민들의 주거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공동주택 위탁관리업체 선정 입찰에서의 담합 행위를 엄중 제재한 것으로, 향후 공동주택 관련 입찰에서의 경쟁 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공정위는 입찰계약 금액에 비례해 입찰 담합으로 인한 이익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이들 업체에 과징금 부과를 하지 않기로 했다.

공동주택 관리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우려를 표했다.

A관리업체 관계자는 “일부 직원 개인이 한 행위에 대해 회사차원의 제재가 가해지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향후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회사차원에서 직원 교육 철저, 입찰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관리업체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의 조치로 시정명령, 고발 등이 이뤄졌지만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아 입찰 참여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경고성에 그쳤다”며 “앞으로는 관리업체 선정 입찰에서 담합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C관리업체 관계자는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더라도 검찰조사결과에 따라 입찰참가가 제한된다면 수주경쟁이 심한 관리업계 현실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D관리업체 관계자는 “공정위에서 공동주택 위탁관리업체 선정 입찰 담합 제재를 발표한 가운데 관리회사들이 담합은 했으나 과징금 부과 없이 시정명령 및 검찰에 고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며 “이는 평소 공정위에서 카르텔(경쟁 제한·완화를 목적으로 동종 기업 간 결성되는 담합형 기업연합)과 관련해 적잖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과 달리 매우 예외적인 사례”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담합은 했으나 최저가 입찰이라는 제도적 미비로 인해 입주민의 선택권을 제한한 정부의 과실이 인정된 것”이라며 “담합으로 인한 부가이익이나 소비자 피해가 전혀 없고 오히려 월 위탁관리수수료가 기존의 회사보다 80만원 상당 더 절감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리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입찰 담합이 나오게 된 데에는 어려운 주택관리업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관리업체 선정 입찰 담합은 재계약 과정에서 발생된 것으로 기존 관리업체가 최저 위탁수수료를 받는 경우 재계약 입찰 시 새로 참가하는 업체에 대해 현재 수수료 단가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금액을 책정해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도장공사업체 선정 입찰에서 입찰 담합은 한 업체가 자재, 인건비 등이 실제 소요되는 비용보다 높게 책정된 입찰내역서를 작성, 들러리 업체에 공유해 차액을 남기는 방식인데 반해 공동주택 관리업체 선정 입찰 담합의 경우 1원 입찰이 성행하다보니 ㎡당 6원의 위탁수수료를 산정한 업체가 현 위탁관리수수료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업체에 위탁수수료 8원 책정 등으로 들러리 입찰을 부탁하거나 입찰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위탁관리수수료 상태에서는 330만㎡(약 100만평)를 관리하는 회사라 하더라도 매월 2200만원의 수익밖에 남지 않는다”며 “관리업체 간 과당경쟁보다는 관리권 유지 측면에서 입찰담합이 암묵적으로 나오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이익(위탁관리수수료)이 주택관리업 영위를 위해 필요한 기술인력, 장비, 최소 인원 인건비 등에도 못 미쳐 열악한 업체의 경우 법정자격증을 대여하는 일도 난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관리업 발전이 뒤처지는 것은 물론 종사자들이 질 높은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최저 위탁관리수수료 제도나 공동주택 관리업자들의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데, 관리주체의 책임만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법 개정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정상적인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중앙대학교 부동산AMP과정 곽도 교수는 “주택관리업자의 투명한 입찰 참여 및 관리 선진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적정 이윤 보장이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최저 위탁관리수수료 상태에서는 기업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워 관리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곽 교수는 “일반관리비의 10~20%는 기업이윤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타개책이 필요하다”며 “입찰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조달청의 나라장터에서 운영하는 전자입찰과 같은 방안 도입이 요구되고, 관리업계도 공정한 공동주택 관리환경 조성을 위한 자성노력과 더불어 적극적인 제도개선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관리업체 관계자는 “정부도 주택관리업체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무자격 주택관리업체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기업이 존속하기 위한 실질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도급제를 채택해야 하며, 주택관리업 종사자 단체를 법정단체로 해 사업자 선정지침 제도개선 등 정책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택관리업은 2015년 기준 전국에서 499개 업체가 영업 중에 있으며 당초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되면서 업체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따른 과당경쟁으로 위탁관리수수료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주택관리업체는 대부분 중소사업자들로 20억원 이하의 소규모 자본금으로 설립되고 이 중 중상위권 이상의 업체들은 아파트 밀집지역인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으며 수도권 이외 중소도시의 업체들은 그 규모가 더욱 작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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