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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이 세워 둔 게시판 임의로 옮긴 관리소장에 ‘벌금형’ 선고유예서울북부지법 판결
승인 2018.03.12 12:20|(1187호)
서지영 기자 sjy27@aptn.co.kr

아파트 관리 실태조사 관련
구청 공고문 확대한 게시판
몰래 수거 후 반환요구도 거절

서울북부지방법원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입주민이 구청 공고문을 부착해 세워 둔 게시판을 임의로 수거해 옮기고 돌려주지 않은 관리소장에 대해 법원이 벌금형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서울북부지방법원(판사 김유정)은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서울 동대문구 A아파트 관리소장 B씨에 대해 최근 “벌금 30만원형의 선고를 유예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B씨는 구청에서 아파트 관리 실태조사를 위해 게시를 지시한 공고문을 입주민 C씨가 확대‧부착해 세워 둔 게시판을 마음대로 옮겨 반환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 동대문구청은 2016년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및 위탁관리업체의 운영상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면서, 조사 기간 중 10월 5일부터 7일까지 입주민들로부터 ‘아파트 관리와 관련된 부조리 사례’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관리사무소 측에 이에 관한 공고문을 게시하도록 했다.

그런데 관리사무소에서 이 공고문을 아파트의 각 동 현관 게시판에만 게시하고 엘리베이터 게시판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게시하지 않자, 입주민 C씨는 공고문을 크게 확대한 인쇄물을 게시판에 부착해 그해 10월 5일 실태조사장이 있는 아파트 복지관 건물 앞으로 가져가 자전거에 묶어 세워뒀다.

관리소장 B씨는 이날 C씨에게 이를 치우라고 했으나 C씨가 응하지 않자, C씨가 다른 주민과 대화를 하기 위해 근처 벤치로 잠시 자리를 옮긴 사이 관리직원을 시켜 해당 게시판을 복지관 건물 2층에 있던 실태조사장에 갖다 두도록 했다.

또 B씨는 반환을 요구하는 C씨에게 실태조사가 종료된 후 가져가라고 말하면서 이를 반환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로써 피고인 관리소장 B씨는 C씨 소유의 게시판을 수거해 반환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게시판은 2016년 10월 7일까지 동대문구청에서 A아파트 관리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음을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으로서 위 기간이 지나면 그 효용이 사라지게 된다”며 “따라서 피고인 관리소장 B씨가 위 기간이 지나기 전에 이 사건 게시판을 수거해 주민들이 볼 수 없는 장소로 옮긴 것은 위 게시판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로서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판부는 “입주민 C씨는 이 사건 게시판을 관리하면서 그 옆에 계속 머물렀고, 게시판 내용은 임의로 작성한 것이 아니라 동대문구청에서 제작한 공고문을 단순 확대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게시판이 놓여 있던 장소도 동대문구청의 실태조사가 행해지고 있던 건물 앞이었다”며 “이를 볼 때 이 사건 게시판을 아파트 관리규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상업성 광고물이나 기타 미관을 해치는 홍보물 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 관리소장 B씨가 이를 수거한 방법은 C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게시판을 수거하고, C씨의 반환요구를 거부하는 등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방식을 취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 기타 형법 제2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입주민 C씨가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아파트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피고인 관리소장 B씨에 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참작해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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