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공동주택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의 제1조 목적에도 공동주택을 투명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하여 국민의 주거수준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우리나라 공동주택 관리를 총괄 운영하는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의 설립목적도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화 및 효율화를 통해 누리고픈 아파트 공동체 생활의 가치 실현”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전체국민 4명 중 3명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는데도 입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고 있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정책에 대하여는 역대 정권 모두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못내 아쉽기만 하다. 대통령이 관심이 없는데 정책지원이 될 리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권력구조상 대통령제하에서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바로 정책의 성공여부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아파트공동체 활성화가 왜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지에 대해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전통공동체의 기초가 되는 가족공동체가 붕괴됐다. 이혼이 늘어나면서 편부모가 늘어나고 청소년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이며, 고령화로 인한 노인빈곤률과 노인자살률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문제와 실업자 증가, 사회적 불안정으로 인한 우울증환자도 490만명에 달해 이러한 문제를 정부 혼자 힘으로 모두 해결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가족공동체 붕괴는 가정에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하면서 이웃을 배려하고 감사하며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심어주지 못하게 됐다. 아파트 단지 내의 주민갈등과 분쟁이 해마다 증가하는 데도 근본적인 처방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비용이 연간 82조~240조원에 달한다는 연구보고서도 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에 대한 정부 지원의 경우 영국은 공동체 전담 부총리를 두고 공동체 활성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현재 27년의 아파트 수명을 40년 이상 사용하기 운동을 전개한다면 엄청난 국부(國富)가 생기게 된다. 2016년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 아파트의 시가 총액은 2217조원(미래한국 2016. 11. 17.)이다.

입주민들이 시설 유지관리를 열심히 해 40년 이상 사용하게 되면 추가로 얻게 되는 수익 금액만 1108조5000억원에 달하며,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2년 9개월치 예산과 비슷한 금액이다. 미화로는 약 9787억달러로 우리나라 기업이 24년간 해외로 수출해 벌어오는 금액에 해당된다. 아파트 공동체는 아파트 지역주민이 참여해 지역의 불편사항이나 현안문제에 대해 주민 스스로가 해결해 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활동이다. 이러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단합과 협력이 이뤄지게 되며, 주민들 간의 유대도 강화되고 생활환경이 개선되는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됨으로써 긍지와 자부심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입주민들 스스로 ‘에너지 절감이나 폐자원 활용, 입주민의 의식을 높이는 교양강좌 개최, 실버 세대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실시’ 등을 힘을 모아 추진해 나간다면, 입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입주민의 공동체 의식도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아파트 공동체는 지역사회 발전과 함께 국가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또한 아파트 공동체가 활성화 되면서 아파트 내의 분쟁과 갈등 비리 등은 자연히 없어지게 된다.

정부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입주민이 신명나게 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앞장서 줘야 한다. 지금 우리가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굳건한 의지를 다지는 일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빠른 기간 내에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기 위해서도 대통령 직속 ‘아파트 공동체 자문위원회’는 꼭 설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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