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공동체가 답이다

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일상생활에서 서로 간의 불신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사회 구성원들 간에, 노사 간에 서로 믿지 못하고 국민과 정부 간에 제도를 불신하는 사회는 권한과 영향력을 남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거나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부패한 사회를 초래한다. 부패는 갈등을 양산해 공동체를 와해시키며, 다시 사회적 불신을 확대하는 ‘불신-부패-갈등’의 악순환을 만든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 2016년 순위를 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이다. 반면 노르딕의 5개국 덴마크(1)·핀란드(3)·스웨덴(4)·노르웨이(6)·아이슬란드(14)는 공공부문의 부패가 가장 적은 나라들로 평가된다.

신뢰가 높은 사회는 갈등을 잘 해결함으로써 더 높은 신뢰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중앙선데이 2017. 10. 8.자)

선진국인 유럽의 경우 오래 전부터 자유와 함께 정직과 신뢰를 매우 중요시해 왔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도청에 대한 거짓말 때문에 언론과 국민의 압력에 의해 대통령직을 사임했으며 클린턴 대통령의 경우 백악관 집무실에서 여성과의 불미스런 성추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본인의 잘못을 시인한 후 용서를 구했기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사례이기도 하다.

신뢰가 낮은 사회는 부패가 많아지고 사회적 갈등이 양산되며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공동체 붕괴로 인해 사회 불신이 다시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사회적인 ‘불신-부패증가-갈등-공동체붕괴-불신’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끊도록 정부의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도 갈등과 분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민 간의 갈등에 따른 법적 분쟁으로 불필요한 소송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한 번 법적 싸움이 시작되면 최종 법원의 판결과 함께 당사자 간에는 영원히 원수지간으로 변해 살아가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갈등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비용을 최소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사회적 ‘불신-부패-갈등’으로 인해 아파트 공동체가 와해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파트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 생각하며, 사회적 비용도 가장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공동체란 “정감이 넘치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거주자들 간의 긴밀한 접촉과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집단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삶의 질을 높여가는 아파트 주민의 집단적인 활동을 말한다.”(곽도, 2007)

아파트 공동체는 입주민이 참여해 지역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기르게 되고 주민 스스로가 함께 힘을 쏟으면서 신뢰가 쌓이게 된다. 아파트 공동체는 아파트 단지의 주민 간 갈등이 해소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라 하겠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아파트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식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규약준칙에 각 아파트 단지 내 잡수입의 40%(현재는 30%) 범위 내에서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자생단체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뒀다. 또한 서울시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사업에 서울시 예산으로 10인 이상의 아파트 단지 내 자생단체에 대해 예산을 지원하고 25개 지자체를 통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를 발굴해 박원순 시장이 직접 참석하는 공동체 활성화 사업 우수사례 발표회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서울시 25개 지자체가 서로 경쟁을 하듯이 열심히 아파트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힘쓰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라 하겠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입주민의 단합과 주민간의 신뢰를 쌓고 투명한 아파트 관리로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좋은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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