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에 충실하자.”
숱하게 듣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다. 기본은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의 기초와 근본이며 토대다. 사람이 살면서 무슨 일을 하든 기초 혹은 기본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이를 강조한 명언, 속담, 성어,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옛부터 유학에서는 “군자는 기본이 되는 일에 힘을 쓰며, 매사에 기본이 바로 서야 도가 튼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심리학자 스가노 타이조는 “기본이 없으면 응용이 없다”며 “달인이란 기본을 탄탄히 갖춘 사람에게 주어지는 칭호”라고 간파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도 “기본에 충실해야 일등이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속담에도 ‘상농(上農)은 흙을 가꾸고, 중농(中農)은 곡식을 가꾸고, 하농(下農)은 풀을 가꾼다’는 말이 있다. 진짜 농사꾼은 밭을 기름지게 가꾸지만 농사 못 짓는 사람은 쓸데없이 풀만 가득 키운다는 그런 말이다. 본질과 기본을 강조한 말이다.

운동을 배울 때도 그렇다. 축구, 수영, 스키, 골프 등 모든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기본기다. 중계방송을 들을 때마다 해설위원들이 그렇게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기본의 중요성’이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가슴으로 잘 와닿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나고 나면 꼭 아쉽고 후회하게 된다. 때로 기본을 소홀히 해도 당장 드러나거나 일을 처리하는 데 지장이 없을 수 있다. 가끔은 기본적인 부분이 너무 비효율적이라거나 복잡해서 그걸 좀 더 효율적으로 넘길 수 있는 융통성이나 응용, 편법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 경우도 기본이 없으면 탈나게 된다. 기본이 없으면 오래지 않아 밑천이 드러나거나 기반이 무너지게 돼 있다.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 가끔 기본적인 것의 실수를 보고 듣게 된다. 기본기의 부족을 느끼기도 한다. 공동주택의 화재, 안전 사고 등이 일어날 때는 안타깝다. 원인을 살펴보면 기본적인, 기초적인 것들을 간과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동주택 관리의 본질은 시설관리다. 사유재산의 물건을 관리하는 것이다. 공용부의 시설관리를 토대로 경비, 미화, 회계 등 각종 공동주택 관리의 업무가 파생되는 것이다. 시설관리의 핵심 내용은 전문성, 안전, 서비스 등이다. 시설관리의 기본에 충실하고 프로다운 서비스 마인드를 갖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지난달 말 전 세계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기업인들이 모인 세계한상대회가 경남 창원에서 열렸다. 이번 발표에서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카카오 임지훈 대표가 ‘Connect Everything-새로운 연결, 더 나은 세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본인의 경험을 살려 카카오의 성장, 발전, 혁신에 대해 이야기했다. 임 대표는 “일상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더 나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며, 그것을 개선해 나가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기본을 강조한 말이다. 얼핏 보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보다 행동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현실 안주에 급급해 보이는 공동주택 관리 분야의 현실을 감안할 때 곱씹어 생각케 하는 대목이다.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 ‘혁신’은 무엇인가. 혁신이란 어느날 갑자기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혁신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공동주택 관리의 종사자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기본에 충실한지 돌이켜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