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협·전아연·일본맨션학회 ‘한·일 양국 공동주택 관리 비교 세미나’

자율적인 일본 맨션관리 엿봐
40년 된 맨션 방문, 차이 비교

일본 오사카에서 한·일 양국 공동주택 관리 정보 교류를 위한 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 후에는 현지 맨션을 방문, 관리운영 설명을 들었다. <사진제공=한국주택관리협회>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한·일 양국 공동주택(맨션) 관리 정보교류를 위한 세미나가 일본 오사카에서 열렸다.

(사)한국주택관리협회, (사)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일본맨션학회는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일본 오사카시립대학에서 ‘한·일 양국 공동주택관리 비교 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한국과 일본 공동주택관리에 대한 제도·정보교류 및 의견 교환, 관계자 간 우호증진 등을 목적으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한주협 노병용 협회장, 조만현 수석부회장, 박종두 한국주택관리산업연구원 원장 등 7명, 전아연 이재윤 회장, 김원일 사무총장 등 21명, 일본맨션학회 요코타 다카시 지부장 등 9명이 참석했다.

세미나에서는 한주협 김정인 전문위원(우리관리주식회사 주거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의 ‘한국, 일본 관리제도 비교(관리규약상 조직 운영을 중심으로)’, 일본맨션학회 관서지부 회원인 세쓰난 대학 히라타 요코 교수의 ‘분양 맨션관리에 필요한 두 가지 비용’에 대한 주제발제가 있었다.

김정인 전문위원은 법과 지자체의 관리규약준칙에 의해 거의 강제적으로 운영되는 한국의 관리규약과 달리 강제성이 없는 일본의 표준관리규약, 동대표 임기 제한이 없는 일본의 입주자대표회의(관리조합이사회) 운영, 규제보다 지원 근거 및 활용가이드로서 존재하는 일본의 맨션관리적정화법 등을 설명하며 한국과 일본의 관리 방식을 비교했다.

히라타 요코 교수는 관리비와 수선적립금(한국의 장기수선충당금)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하면서 “일상적인 관리와 함께 계획적인 대규모 수선을 확고히 실시하지 않는다면 장기간, 쾌적하게 생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맨션을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 맨션을 구입할 때 관리비와 수선적립금을 적절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히라타 교수에 따르면 표본 조사 결과 관리비와 별도로 적립하는 일본 맨션 수선적립금의 월 평균 금액은 세대당 1만783엔(한화 약 10만7800원)이었다.

히라타 교수는 “수선적립금은 대규모 수선을 위한 비용이라는 성격상, 장래에 적립금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는데, 그럴 경우 도중에 수선적립금을 인상하거나 대규모 수선 시에 부족한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높은 금액의 일시부담금이 징수되기도 한다”며 “그렇게 해서 대규모 수선이 실시된다면 다행이지만 관리조합에서 수선적립금의 인상, 일시부담금의 갹출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수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로 노후화되는 맨션에 살 수밖에 없다”고 전한 뒤, “따라서 맨션 구입 후의 비용지출을 가능한 억제하는 측면에서 수선적립금은 낮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주협·전아연·일본 맨션학회 공동주최로 열린 '공동주택 관리 비교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전아연>

세미나 후에는 전아연 이재윤 회장과 일본 맨션학회 요코타 다이카시 관서지부장이 감사패 및 기념품을 교환하기도 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오사카 소재 프라자 우타지마 맨션(4개동, 480세대)을 방문, 관리조합이사회를 만나 맨션 관리비의 주요 구성항목과 지출되는 비용, 거주자, 주차장 관리, 이사장 및 이사선출·임기, 입주민 커뮤니티 활동, 장기수선계획 등 관리운영 시스템을 살펴보고 다양한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프라자 우타지마 맨션은 공실이 없는 40년 된 맨션으로 입주민 대다수(450세대)가 소유자이고 65%가 초기 입주 세대이며, 100년 수명을 목표로 2048년까지의 장기수선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 대규모 수선공사를 진행해가고 있다. 일본은 한국처럼 주택을 투자의 목적으로 보는 경향이 적고 한 곳에 오래 사는 것을 지향해 맨션 관리에 그만큼 관심이 높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참석자들은 일본의 높은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및 그에 대한 입주민의 이해도, 규제가 적고 자율적인 관리 방식 등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윤 전아연 회장은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일 간 공동주택 관리에 대해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고,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한 주거문화 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노병용 한주협 회장은 “일본 맨션학회와 더불어 공동주택 관리에 대한 공동연구 및 국제 세미나 등 지식 교류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프라자 우타지마 맨션 전경. <사진제공=한주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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