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기술자격출제실 김규섭 선임연구원

김규섭 선임연구원

KBS 등 공영방송을 비롯해 라디오, 지하철 공익광고 등에서 전파되는 ‘너만의 능력’, ‘대한민국 인재’, ‘취업도 하고 자격도 따고’ 등의 용어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 용어들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당연한 내용이지만 그 바탕은 의미심장하다. 메시지를 곱씹어 보면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연·지연·혈연의 연고주의를 비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실력이 존중받는 사회로 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대변하고 있다.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관리도 실력이 존중받는 분야다. 관리사무소의 소장 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자격인 ‘주택관리사’가 필수적이며, 공동주택 단지 내의 외부 발주 관리 업무 용역의 자체적 수행 등으로 공동관리 사업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면허형 자격이 필요하다. 즉, 공조냉동, 설비, 전기, 조경, 환경 등의 국가기술자격이 선호되고 있으며, 평생학습원 등에서 자체적으로 자격 취득을 위한 전문가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력은 곧 자격 취득이지만, 자격 취득에 앞서 시대적인 흐름의 맥락과 기조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다양한 변화를 도모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고용과 취업의 총괄부처인 고용노동부에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을 개발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국가기술자격도 국가직무능력표준을 접목한 신 자격 지형도의 변화를 수용하고 자격 구조를 재설계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다양한 분야로 전파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며, 자격의 활용도가 높은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차원의 패러다임으로
첫 번째, 약어인 NCS로 통용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것이다. 대분류는 사업관리부터 농림어업에 이르기까지 총 24개 분야로 구성됐으며, 중분류는 80개, 소분류는 238개, 세분류는 887개로 세분화돼 교육과정 및 훈련과정에까지 활용되고 있다.

두 번째, 기존의 국가기술자격이 ‘검정형 자격’이라면 국가직무능력표준으로 만들어진 자격은 ‘과정평가형 자격’으로 동등한 자격의 위치를 갖는다. 국가직무능력표준으로 설계된 교육·훈련과정을 체계적으로 이수하고, 내·외부 평가를 거쳐 취득하는 국가기술자격인 것이다. 이는 직업 교육·훈련과 자격이 산업 현장의 수요에 맞게 개편·운영되도록 유도하고, ‘일-교육·훈련-자격’ 상호 간 중복되는 요인을 최소화한다. 또한, 직업능력개발의 현장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고,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검증·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세 번째,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형 인재를 스스로 양성·활용하기 위해 청년 취업 희망자를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일과 함께 관련된 체계적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새로운 제도다. 대상 기업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공동훈련센터형은 20인 이상)으로, 신용등급이 B등급 이상이며, 기술력을 갖추고 CEO의 인력양성 의지가 높아야 한다. 대상 업종(직종) 모집분야는 제한이 없으며, NCS 기 개발 분야(문화콘텐츠, 건설, 기계(금형), 재료, 화학, 전기전자(반도체), 정보통신 등 7개 직무분야)를 우선으로 선정한다. 그러나 체계적·장기적 교육훈련이 필요 없는 단순 직무분야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은 선정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같이 자격체계의 새로운 변화를 개괄적인 설명으로 제시했으나, 더 구체적으로 공동주택(아파트) 관리 분야의 특성에 맞도록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향후 교육, 정부 차원의 자격관련 지원 및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격 취득에 소요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줄이고, 공동체 발전을 위한 투자는 늘리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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