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측면만 봤다는 서울시, ‘삶의 질 향상’ 목적과 배치돼

결로·화재경보기 오작동 등 입주민 하자 제기 이어져

입주민들의 하자 제기가 끊이지 않은 LH강남힐스테이트아파트가 제35회 서울시 건축상 후보 중에 올라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제공=아파트관리신문>

[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서울시가 다음 달 1~24일 서울건축문화제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와 연계해 진행되는 ‘제35회 서울시 건축상’ 후보에 하자 문제로 입주 후 줄곧 입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LH강남힐스테이트아파트가 이름을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해 건축상 시상을 위해 지난 5월 1일부터 7월 7일까지 신축, 리모델링, 녹색건축 3개 부문에서 접수를 받았다. 이후 건축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통해 1차 서류심사를 거쳐 신축 19작품, 리모델링 2작품, 녹색건축 2작품 등 총 23작품을 수상예정작으로 선정했다. 이 중 3작품에 ‘시민공감특별상’을 시상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시민투표도 실시했다.

서울시 건축상 시상식은 서울건축문화제 첫 날인 9월 1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진행되며, 수상작은 서울건축문화제 기간 동안 문화비축기지에서 계속 전시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시 건축상’을 통해 공공적 가치를 구현해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서울의 건축문화와 기술발전에 기여한 작품을 매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 건축상 후보에 오른 LH강남힐스테이트는 이러한 건축상의 취지와 반대의 의미로 입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입주민들은 ▲현관결로 및 그에 따른 현관문 도어록 고장 ▲복도결빙 및 이로 인한 안전사고 ▲스프링클러 누수 등 하자 ▲화재경보기 오작동 ▲비오는 날 주차장 침수 등을 문제 삼으며 시행사인 LH와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계속해서 민원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1300여 세대의 입주민들은 2015년 6월 입주 이후 “결로로 인해 현관문은 곰팡이로 벽지가 다 찢어지고, 현관 복도는 비가 오면 물이 고여 빠지지 않는다”, “방, 거실 스프링클러 누수에 따른 전면 재시공 필요”, “현관 결로로 도어록 고장 수리했으나 현재도 물이 줄줄 샘”, “초인종도 결로로 인해 잦은 고장에 두 번 교체함”, “복도 배관 완전 얼어서 수리, 겨울철 언 복도에서 미끄러져 다침” 등 다양한 하자를 지적해왔다.

LH강남힐스테이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중정으로, 전체 단지 5개 동 모두 5각형이나 6각형 등 다각형의 건물이 중앙 중정을 둘러싸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설계적 측면이 오히려 소음 등 주거 불편함과 전기 등 배선·배관의 문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입주민들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LH는 서민들을 위한 저렴한 임대주택이지만 새로운 주거생활 양식과 명품 주거단지를 선사하고자 독특한 디자인의 아파트를 설계했다. 그러나 이것이 결국에는 하자와 입주민들의 불만을 사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이렇듯 하자 논란이 많은 LH강남힐스테이트가 서울시 건축상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서울시 주택건축국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시공과 관계된 것을 본 것이 아니라 순전히 설계적(이미지, 설계적인 기능 등)인 측면을 본 것으로, 제출된 서면자료를 바탕으로 평가해 시공적인 문제는 신청서를 낸 설계자나 건축주가 적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었다”며 “시공 품질을 평가하는 상이었다면 공사진행 중 감리 등 시공품질에 관한 자료, 입주민 하자 불만 등을 살폈겠지만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공적인 측면은 살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서울시 측은 서울시 건축상이 설계와 관련됐기 때문에 시공적인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건축에 있어 설계와 시공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고,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설계적인 문제 때문에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속시원한 답변은 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시 건축상은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실현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건축물 발굴을 지향하고 있어 더욱 아쉬움을 낳고 있다.

한편 LH강남힐스테이트아파트 하자 처리와 관련해 LH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공종별로 따로 처리하고 있어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잘 처리하며 해결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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