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우리나라의 연간 사회적 갈등 비용은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300조원에 달하고 있다는 민간연구소의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매일경제, 2016. 8. 29.). 아파트 단지의 분쟁과 갈등의 근본 원인은 대부분 공사 및 용역계약에 따른 업체 선정과 관련해 의견을 달리하는 주민과 동대표 간 또는 동대표와 회장, 관리소장 간의 의견충돌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아파트 비리 문제는 비록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사례이긴 하지만, 언론에 계속해서 보도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공사 및 용역 계약과 물품구매 계약에 따른 잡음은 관련 업체와 동대표, 관리소장 간의 유착관계를 단절하지 않고서는 아파트 비리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본다. 따라서 일정금액(예: 물품구매 200만원, 공사 500만원) 이상 되는 모든 용역, 공사 물품구매의 계약은 지난해 새로이 발족한 공동주택관리 전문기관인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서 대행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 위탁계약을 할 경우 대량구매로 원자재의 비용 절감과 동일한 공사의 표준화로 현재 개별 구매 계약 시와 비교해 최소한 15% 이상의 예산 절감이 가능하리라 본다. 공사, 용역의 계약과 물품의 공동구매로 인한 예산 절감과 함께 동대표와 관리소장은 업체와의 계약에 따른 잡음이 없게 되며 비리발생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된다. 관리비 절감과 비리예방을 위한 제3기관의 위탁계약 제도에 대해서는 이미 서울시 성동구, 송파구 등에서 지자체 단위로 시행을 하고 있으며 입주민의 호응도가 매우 좋은 편이다.

서울시 성동구의 경우 전국 자치구 중 처음으로 지난해 4월 5일부터 아파트 비리 예방을 위해 아파트 공사와 용역 등 계약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성동구는 아파트 관리 투명성을 높여 아파트 공동체 활력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아파트에서 의뢰하면 구가 나라장터를 통해 입찰공고를 내고 계약을 체결한 뒤 아파트에 결과를 회신하는 방식으로 감독과 대금지급은 아파트 자체에서 하고 있다고 한다(연합뉴스 2016. 4. 5.).

서울시 송파구 역시 지난해 8월 1일부터 300세대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공사, 용역, 물품구매 등에 대한 ‘공동주택 입찰 및 계약 대행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최근 일부 불투명한 관리 계약 등으로 인해 아파트 관리주체와 입주민 간 갈등이 불거지고, 문제가 제기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아파트가 진행하는 계약을 구가 직접 대행 관리해 공정성을 높이고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대행해 주는 서비스는 입찰공고 단계부터 개찰, 적격심사, 계약체결까지다(아시아경제 2016. 8. 1.). 이렇게 지방자치단체가 입찰 및 계약을 대행하고 있는 바, 앞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각 아파트 단지별로 사행하고 있는 계약업무를 통합해 중앙정부의 조달청과 같이 아파트 관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행한다면 아래와 같은 장점들이 있다고 본다. 첫째로 공동구매로 원가가 약 15% 정도 절감돼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을 줄이게 된다. 전국 단위의 공사 및 물품구매 계약 금액을 약 3조원으로 추정할 경우 약 4500억원의 이익이 생기는 셈이 된다. 둘째로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에서 통합 위탁 대행할 경우 공정한 전자입찰로 투명성이 확보되며 공사설계 시공 전문기관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LH의 경우 전국 대부분의 임대주택 건설과 보수공사를 실제 담당하고 있다. 공사에 따른 시방서 작성에서 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문 기술자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지자체보다도 입주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셋째, 시공업체나 용역업체가 직접 동대표와 관리소장에게 로비를 할 필요가 없게 되므로 부정과 비리가 원천적으로 차단되면서 분쟁과 갈등도 없어지게 된다. 연간 100조원 이상 달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일조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위탁계약이 정착되면서 동대표와 관리소장이 입주민들로 부터 불신을 씻고 신뢰를 회복하게 된다. 아파트 단지의 리더들이 입주민과 함께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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