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 하성규 상임대표

하성규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 상임대표

주거서비스 확대·체계화 위해
민·관 네트워크, 제도화 필요
공유 개념의 ‘협동조합주택’ 제안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주거서비스의 산업화와 이를 통한 국민 주거만족도 강화, 일자리 창출, 교육컨텐츠 개발 등을 위해 지난해 9월 정식 출범했다. 주거서비스산업의 사회적·정책적 기반을 조성하고자 LH·SH공사, 공동주택 건설·관리업체, 학계, 변호사, NGO단체 등 관·산·학·연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해 창립총회에서 상임대표로 선출된 하성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장은 오랜 기간 연구해온 주거복지서비스 분야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KHSS의 목표인 ▲주거서비스 개념 정립 및 사회적 공감대 확산 ▲주거수준향상을 위한 주거서비스 실증모델 개발 ▲주택공급, 관리, 금융, 부동산 등 다양한 주거분야와 연계된 주거서비스 신산업 발굴 등을 위해 KHSS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이끌고 있다.
KHSS의 출범과 함께 새로운 주거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하성규 상임대표를 만나 한국형 주거서비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KHSS가 전달하려는 ‘주거서비스’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인지. 지난해 9월 1일 정책세미나에서 소개된 ‘가구라는 소비자가 주거행위 과정에서 주택이라는 물리적인 매개체를 선택함으로써 제공받을 수 있는 모든 서비스’라 이해하면 되는지.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주택이라는 물리적 실체에 대한 서비스로 노후·불량화된 주택에 대한 개량 서비스, 유지·관리 서비스, 안전 서비스 등이다. 두 번째는 보육, 교육, 고용, 사회복지시설 이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주거복지서비스, 세 번째는 이웃간 갈등을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해결하며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이뤄내는 공동체 서비스다. 이 세 가지 서비스를 종합한 개념을 주거서비스라 할 수 있다.

▶KHSS가 추구하는 바는.
주거서비스는 또 공공기관이 하는 주거서비스와 민간이 하는 주거서비스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주거서비스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분쟁조정위원회 등으로 이뤄졌으나 민간과의 연계가 잘 되지 않았고 LH, SH, 중앙정부, 지자체 등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렇게 흩어져 있던 공공부문의 주거서비스를 종합화하고 체계화하는 것이 KHSS의 첫 번째 과제다.
민간부문의 주거서비스는 뉴스테이 등 민간이 주도하는 민간임대주택 공급과 민간임대주택에 대한 서비스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 안에 살게 되는 입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좀 더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두 번째 역할이다.
KHSS는 나아가 궁극적으로 공공과 민간이 지금까지 해온 주거서비스 사이의 네트워킹을 더욱 활성화하고 보다 더 탄탄한 정책적 기반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렇듯 주거서비스에 대해 정책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모인 전문가 비영리 단체로서 내부 토론회와 워크숍, 공개적 세미나,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주거서비스 관련 의제를 공론화하고, 정책화를 위한 정책프로젝트 등을 연구하고자 한다.

▶KHSS 출범 후 추진된 사항 등 경과는.
현재 발기인 100명, 회원 135명으로 지난 4월 12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사단법인 정식 인가를 받아 앞으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영역의 단체로서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단법인 인가 후 첫 정책세미나로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거서비스산업육성법 추진을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지난해 출범 이후로 내부 워크숍을 계속 열어왔고 현재 KHSS 내 위원회별 구체적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다섯 차례의 정책세미나에서 나온 내용들은 책으로 묶어 발간할 계획으로, 주거서비스의 개념과 현황, 앞으로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된 내용들을 정리하고 있다.

▶주거서비스가 나아갈 방향은.
공공부문에서는 제일 먼저 저소득층, 장애인, 노인, 1인 가구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서비스를 확대하고 체계화, 법제화해야 한다.
민간부문에서는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세제, 금융 등 인센티브를 더 늘리고 주거서비스산업 활성화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이에 KHSS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높은 차원의 법령 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위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KHSS는 또 주거서비스 연구원을 통한 종합적인 조사와 주거서비스 효과에 대한 평가, 한국형 주거서비스 모델 등 새로운 산업 발굴 등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그동안 주택의 공급에 있어서 공공부문의 공공주택과 민간부문의 분양·임대 두 부문이 주도를 해왔는데 제3부문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유럽의 비영리민간주택처럼 살 집이 없는 이들이 함께 자금을 출자해 한 주택 속에서 살아가는 공유주택 개념의 ‘협동조합주택’은 좋은 신산업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주택의 입주민들에게 세제 등의 혜택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일부 존재하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에 민간의 참여와 정부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이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주거서비스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부, 지자체 등의 역할은 어떤 것이 있을지.
정부는 먼저 혼자 주거복지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민간의 자본과 기술, 경험을 어떻게 하면 공공과 합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생각하며 그러한 거버넌스를 구축·작동시켜야 한다. 민·관·학이 협력해 주거서비스를 질적으로 높이고 체계화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나 감독보다는 주거서비스를 확대하려는 민간에 혜택을 주고 지원해주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기업도 영리를 따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일정부분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세탁기 등 공유시설, 공동 공부방 등 주거서비스를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주거서비스에 대한 지자체의 역할은 더 커져야 한다. 중앙정부는 법과 세제, 금융 등 큰 틀을 만들고, 실제 집행 등 세세한 부분은 지자체가 그 지역의 주거성향에 맞게끔 다뤄야 한다.

▶주택관리사 등 공동주택 관리 분야의 전문가들이 미래 주거서비스 확대에 앞서 갖춰야 할 자세나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주택관리사들이 지금은 주로 물리적 시설관리에 치중하고 있는데 여기서 나아가 생활관리, 공동체 관리도 해야 한다. 주택관리사가 모든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겠지만 그에 대한 관심을 갖고 예방적 차원의 활동이나 이웃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주택관리사들의 보수교육도 더욱 철저해져야 한다.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사회의 요구나 주민들의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더욱 전문성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전문인력 창출 또한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 주거서비스 관련 학과를 만들어 건축과 주거복지 등 주거에 관련된 여러 지식을 아우르는 교육을 통해 확실한 일자리로 이어지는 주거서비스 전문가 자격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 분야에서 실제 일하는 이들을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재교육하는 등 종합적인 교육기관의 탄생도 기대된다.

▶앞으로 또 다른 계획이나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KHSS의 활동에 있어 국제적인 연대도 중요하다. 일본, 싱가폴, 홍콩 등 주거서비스에 있어 우리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는 인접국과 미국, 서유럽 등 OECD 가입국의 주거서비스에 대한 비교연구를 하고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또한 민·관·학을 연계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위해 법 제정뿐만 아니라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주거서비스의 큰 이슈에 민·관·학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행사 개최나 민·관·학이 함께 만드는 공유주택 등의 시범적 모델도 만들어보고자 한다.
KHSS 정책세미나의 결과를 집권당이나 관련 부서에 보내는 등 새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제안 활동도 확대해 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 1일 KHSS 창립기념 정책기념 정책세니마 모습. <아파트관리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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