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관리소장이 너무 자주 바뀌어 관리사무소에 직접 확인해 봤더니 최근 2년 동안에만 5명의 관리소장이 바뀌었고, 지나간 5년 동안에 무려 9명의 관리소장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렇게 자주 관리소장이 바뀌었는데도 대부분의 입주민은 잦은 관리사무소장의 교체사실 조차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처음 입주한 지가 24년이나 돼 각종 설비가 노후화돼 있고 1300세대나 되는 대형 단지여서 시설점검이나 업무파악을 하는데도 상당한 시일이 걸리게 된다. 본 단지는 입주 후 현재까지 자치관리를 계속 해오고 있다.

비전문가인 동대표의 목소리가 너무 크기 때문에 관리소장이 제대로 중심을 잡고 일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려워 오래 근무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유지보수를 철저히 해 안전한 시설로 입주민의 재산인 아파트를 오래도록 거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도 이렇게 관리소장의 잦은 교체로 아까운 입주민들의 재산만 보이지 않게 속으로 곪아가는 형국인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문제는 이러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주택관리연구원이 2014년 조사한 주택관리사의 계약기간은 평균 12개월이었고, 계약기간이 12개월 이하인 관리소장이 약 90%였고 24개월, 36개월인 경우는 7.7%이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의 근무기간이 평균 2년 3개월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다 주택관리사의 평균 임금도 타 직종에 비해 너무 낮다는 것이 문제다. 10여년 전 주택관리사 임금체계를 직접 조사한 바 있다. 그 당시 평균 월 급여가 247만원이었다(곽도, 은난순 주택관리사임금보고서. 2008). 지난 2014년 한국주택관리연구원이 조사한 주택관리사 평균 월 급여가 246만원에 기타 수당 32만원, 상여금을 포함한 연봉 약 3100만원으로 월 급여로 계산하면 약 258만원이다. 5인 가족 기준으로 자녀의 교육까지 시키려면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생활이 아닐 수 없다. 10년 전의 봉급과 현재의 봉급을 비교할 경우 물가상승률을 계산하면 오히려 임금이 줄어든 셈이다.

주택관리사의 열악한 처우와 신분보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택관리회사가 발 벗고 나서줘야 한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주택관리사의 전국 단체인 대한주택관리사협회는 주택관리회사 단체인 한국주택관리협회의 법정단체화를 한사코 반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주택관리사의 봉급을 직접 지급하는 당사자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전국단체인 전국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 발전을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주택관리회사, 주택관리사 등이 속한 3개 단체들이 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들을 찾아내도 어려운 실정인데 오히려 단체들간의 갈등과 반목은 공동주택 관리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고 주택관리사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 문제를 더 풀기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도 어려운 환경에서 아침 일찍부터 밤늦께 까지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1만5000명에 달하는 관리소장들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한국주택관리협회의 법정단체화에 적극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대기업의 임대주택 관리 분야 진입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부응하기 위해 현재 주택관리사 중 한 단계 수준 높은 주택관리전문가 양성을 위해 2년간의 야간 석사과정을 통해 일반 주택관리 분야는 물론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아파트 공동체, 입주민의 자산관리, 건강·교양 등 현장에서 살기 좋은 아파트 만들기의 주역으로서 자질을 기르도록 해 졸업 후 현장에서 연봉 5000만 원 이상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차별화된 우수 인재 양성 방안도 찾아야 한다. 평생직장으로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속히 주택관리사의 처우개선과 신분보장이 실현되는 그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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