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 김원순 이사장

저가 덤핑계약이 저임금 초래, 유능한 인력유입 막아
부실점검·정비 불가피해 위험 악순환
 

김원순 이사장이 승강기 유지관리업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인영 기자>

“법적으로 표준유지보수료가 공표돼 있지만 저가 수주·계약이 만연돼 있는 현실에서 승강기 유지관리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최저보수료를 개선해야 합니다.”

외국 다국적기업이 국내 승강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승강기 유지관리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의 김원순 이사장. 지난 2월 새롭게 설립된 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의 김원순 이사장을 만나 승강기 유지관리업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에 대해 소개해 달라.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은 승강기 유지관리업의 건전한 발전과 안전관리 사업을 통한 승강기 이용자 안전 확보에 기여하고, 조합원 상호간의 복리증진을 도모하며 협동사업을 수행함으로써 자주적 경제활동을 돕고 조합원의 경제적 지위향상과 국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었다. 2001년 3월 20일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을 설립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117개 회원사와 2010년 10월 20일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된 한국승강기보수협회 119개 회원사 두 단체 236개사가 통·폐합해 지난 2월 25일 정기총회에서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으로 명칭을 변경, 새로 발족했다. 4월 11일 중소기업청장의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달 20일 기준 회원사가 393개로 크게 늘었다.

 

▶ 승강기 유지관리업의 현안은 무엇인지.

안전의 개념은 근본적으로 산업발전에서 이뤄져야 함에도 국내 승강기 관리는 산업부문이 아니라 국민안전처의 안전개념으로 관리하다보니 산업육성이 아니라 안전을 명분으로한 규제정책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국내 승강기 유지관리업은 메이저 기업으로 외국의 다국적기업인 오티스, 티센크르프, 미쓰비시, 쉰들러 등이 있으며,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엘리베이터(주)가 있고 그 외 중소기업 유지관리업체는 780여개사로 난립한 상태다.

특히 법적으로 저가 입찰 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원가계산에 의거 공동주택 6층 기준 18만2000원의 표준유지관리비를 공표하고 있음에도, 과다경쟁으로 인해 3000원에 경쟁계약을 하는 등 저가 덤핑계약이 횡횡하고 있어 종사자들의 저임금으로 갈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젊고 유능한 인력유입이 어려우며 산업발전이 어려운 악순환이 되고 있다.

승강기는 3만여개의 기계·전기·전자 분야의 크고 작은 부품과 IT분야가 융·복합된 정밀 기기다. 4~5세 어린이부터 100세 노인까지 불특정 다수가 수시로 이용하는 일상 생활화된 건물 내의 수직 교통수단으로서, 완벽한 점검·정비가 이뤄져야 함에도 저가 덤핑계약은 부실 점검·정비가 불가피해 생활안전에 큰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 아파트 승강기 유지관리계약상 문제점은.

승강기 유지관리계약상 가장 큰 문제는 국토교통부 고시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별표 6] ‘용역 등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적격심사제 표준평가표’에서 입찰가를 최저입찰제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가 덤핑경쟁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승강기 종사자의 저임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우수한 기술 인력 유입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안고 있다.

또한 이는 승강기 관리주체가 안전성보다 저가 덤핑 입찰을 요구·조장하고 있고, 승강기 사고 예방차원의 관리가 아니라 고장이 날 때까지 정비를 하지 않는 사고방식 또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 아파트 내 승강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은.

승강기 안전을 위한 최적의 방법은 적기에 적정 점검·정비를 하는데 있을 것이나, 아파트 관리주체는 관리비 절감에만 관심을 갖고 안전에 관한 사항은 유지관리업자의 책임으로 여겨왔다. 승강기 유지관리에는 모든 것을 유지관리업자가 책임을 지고 관리하는 FM 계약방식(책임보수계약, Full Maintenance)이 있고, 또한 관리주체의 요구에 따라 고장수리·점검만 하는 POG 계약방식(단순보수계약, Parts Oil Grease)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15층 기준 승강기 대당 운행비용은 500원 미만이다. 더군다나 복도식 아파트라면 그 1/5 정도의 비용밖에 안들 것이다. 저가 덤핑 경쟁입찰을 할 경우 유지관리업자는 적기 점검·정비는 어려울 것이고, 생존을 위해서라도 유지관리비의 손실을 다른 방법으로 충당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입주민의 안전을 위한다면 저가입찰이 아니라 안전하고 적기에 점검·정비를 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서 유지관리업자를 선정할 수 있는 적격심사제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승강기 이용자 안전을 위한 관리방법은 사전 점검·정비가 돼야 하며, 승강기 내에서 장난을 친다거나 과부하를 방지하고 어린이들의 끼임 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한 아파트 관리주체의 홍보강화가 절실하다고 본다.

 

▶ 승강기 유지관리 및 유지관리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방향은.

향후 승강기 유지관리업 발전을 위한 방안은 승강기 이용자 안전을 위한 규제보다 산업발전을 이뤄야 할 것이며, 승강기 이용자들이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지킬 수 있도록 승강기 유지관리업자와 아파트 등 승강기 관리주체가 공동으로 홍보·계도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 향후 조합의 계획은.

조합에서는 모든 승강기 유지관리업자를 조합회원사로 가입을 유도하고, 저가 덤핑 경쟁입찰을 근절하기 위해 자체정화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한편 저가 덤핑 신고센터도 운영해 나갈 방침이다.
 

김원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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