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를 만나다 <15>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주거복지를 살피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주거복지센터일 것이다. 주거기본법이 제정되면서 서울시, SH공사, LH공사에서는 주거복지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주거복지센터 중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지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울 성북주거복지센터의 이야기를 김선미 센터장으로부터 들어봤다.

민간에서 시작된 성북주거복지센터
성북주거복지센터는 활동을 시작한지 햇수로 10년째이다. 2007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재원으로 민간의 자발적인 주거지원활동으로부터 시작됐다. 2000년대 중반은 전국이 재개발로 인한 빈부의 명암이 분명하던 시기였는데, 재개발로 인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사람들, 집주인이 방치한 노후한 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 치솟는 임대료가 체납된 사람들 등 주거위기를 맞아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 주거권을 옹호하는 활동을 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재개발 대응활동, 집수리, 체납된 임대료나 연료비로 위기에 처한 가구 지원,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민·관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체계적인 주거복지제도에 대한 대중교육 등이 이뤄졌다. 약 6년간 민간재원으로 주거지원사업을 운영하다 서울시에서 주거복지센터를 설립하며 공공부문의 제도로 흡수하게 된 것이다.

 
주거안정을 위한 상담과 사례관리
성북주거복지센터는 ‘주거욕구를 가진 사람들, 주거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제공과 주거지원활동으로 주거안정과 주거상향을 도모한다’가 활동의 모토이다. 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주거 상담으로 다양한 주거지원제를 상황에 맞게 소개하고 설명해준다. 이때 정보제공만으로는 주거안정을 이룰 수 없는 가구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활동이 수반되게 된다. 정말 다양한 활동이 수반되는데, 기본적으로 가구상황에 맞게 공공임대주택, 주거비지원이나 대출제도, 그 외에 공공부조를 안내하고 필요한 경우 행정동행을 하기도 한다. 또한 집을 구하지 못할 때 집을 같이 찾기도 하고, 월세가 체납된 가구를 만나면 집주인과 상의를 하거나 긴급히 필요한 임대료를 지원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사례에 맞춰 매순간 지원 내용은 달라지게 된다. 이런 제반활동은 한마디로 ‘주거안정을 이룰 때까지 사례관리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외에 센터마다 각 센터의 주특기나 센터가 위치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특화사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에너지 코디네이터, 집수리 자원봉사단, 매입임대주택 입주민 활동지원, 장애인가구 편의시설 설치 등이 있다.

내방상담. 의뢰가 들어오면 거저방문을 통한 집중주거상담이 이뤄진다. <사진제공=성북주거복지센터>
현장상담. 성북구 내 관련단체, 한부모가족센터 한부모가족한마당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주거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성북주거복지센터>

 
주거복지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정책 제안
센터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내 주거복지사업의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 주거복지사업의 주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지원 제도와 재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역할이다.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구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제도의 사각지대가 무엇인지 찾아내 제도개선을 하도록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주거실태를 조사해 실정에 맞는 주거복지정책을 제안하고 주거복지센터의 장기적 역할과 사례관리 모델을 개발한다. 이런 일들은 한 개 센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므로 함께 활동하는 센터들, 그리고 복지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이나 단체들과 연대해나가고 있다.

주거복지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확대해 나가야
주거기본법 제정 이후 주거복지센터가 설립돼 다양한 주거서비스가 이뤄지게 됐지만, 서울시 25개 자치구에 현재 센터는 10개뿐이라고 한다. 센터당 지원 인원도 2명으로 사실 센터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접근하지 못하는 주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주거복지서비스가 지역적으로 편중되지 않고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히 이뤄질 수 있도록 센터의 수와 지원 인력의 수를 확충해 보다 접근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아 있다.

우리관리 주거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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