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어떡해. 보일러를 안 끄고 나왔어.”

몇 해 전 유명 탤런트가 모 CF에서 이렇게 말하며, 밖에서 보일러를 끄는 것이 한동안 눈길을 끌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의 대표적 예다.

인터넷이 우리의 문화를 바꿨듯이 사물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을 또 바꾸려 한다. 사물인터넷이 일상생활에 파고들수록 우리의 삶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망에서의 인터넷 환경이 아닌, 말 그대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와 기능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사물인터넷 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의 개입 없이 상호간에 정보를 주고받고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직접 사물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마땅한데, 사물이 인간 없이 스스로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엄청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지만 이미 보일러에서부터 냉장고까지 실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키를 갖고 접근하면 자동차 문의 잠금 장치가 자동으로 해제되고 키를 꽂지 않아도 시동을 걸 수 있는 스마트키, 전기·가스 또는 상하수도를 포함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그리드, 혈압·심박수 등 측정으로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스마트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집안의 전자기기를 모두 제어하고 이상이 생겼을 때 사용자에게 즉시 알려주는 홈서비스 등이 실생활에 적용된 예다.

이 사물인터넷이 아파트 관리 분야에도 성큼 다가왔다.

보안 분야의 활용이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위급상황 발생시 스마트폰의 근거리무선통신망(NFC) 기능을 적용해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전송하는 ‘스마트 안심존 시스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선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우유팩 수거함이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스마트폰으로 우유팩 바코드를 태그하면 우유 종류, 팩 용량 등의 정보가 스마트폰 앱으로 자동 전송되는 사물인터넷 우유팩 수거함을 아파트 단지에 시범 도입했다.

금천구는 서울시에서 추진한 ‘주거생활 편의서비스 지역선정 공모 사업’의 주거분야 실증지역으로 선정돼 관내 관악산벽산타운5단지아파트를 ‘1호 사물인터넷 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주거, 안전, 복지 등 시민 일상과 밀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가정 내에서는 에어컨 자동온도조절기, 스마트폰을 연동한 연기감지기, 홀몸어르신 안심 케어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하고, 가정 밖 공동 이용 서비스로 어린이 안전 통학버스 실시간 위치추적, 야외용 WiFi 충전시설, 아파트 공동현관 출입시스템, 여행안전서비스 및 어린이 등하교 안전서비스, 청각장애인 대상 소리방향 진동알림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사물인터넷은 보다 스마트한 세상, 보다 편리한 세상을 향하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 분야도 이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사물인터넷이 제시하는 미래는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위험도 크다. 사물인터넷이 활발해지면 그만큼 나의 활동 정보 하나하나가 인터넷 어딘가에 기록된다. 보안 문제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으며 개선돼야 할 최대의 숙제다. 빅데이터에 대한 전문가들의 경고도 새겨봐야 할 부분이다. 해킹되는 상황은 상상하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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