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함께 나누고 싶다
- 서울 강서구 A아파트 / 주거복지사 B씨
오늘도 나는 살기 좋고, 살고 싶은 임대 단지를 만들기 위해 세대의 고충을 상담하러 간다. C씨 어르신은 자녀가 있지만 자녀에게 생활보조를 받지 못해 75세 고령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일한다. 같이 거주하는 아들이 정신질환을 앓아 당신이 정작 돌봄을 받아야 하지만 가장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 떡볶이 노점상을 하다가 그것마저 못하게 돼 일용직으로 불러주는 날만 식당에서 근무하다보니 임대료와 관리비를 연체해 퇴거 위기에 놓였다.

주거비를 체납한 세대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여러 번 상담을 통해 마음을 열 때까지 지속해서 상담을 한다. 우리는 지역 사회 복지 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사례를 말하며 안건을 제시하고 어르신 일자리와 주거비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D동 주민센터와 E동 종합사회복지관 연계로 어르신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일부 지원받았고, 겨울철 난방비도 추가 지원받았다. 또한 SH공사 희망돌보미 일자리 연계를 통해 남은 주거비 체납금을 차츰차츰 내서 지금은 재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퇴거 위기 때문에 ‘정신 질환 아들과 보금자리를 떠나서 어디를 가야 하느냐’고 한숨을 내쉬던 어르신이 지금은 웃으며 ‘사는 곳이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집으로 인해 고충을 받는 사람에게는 작은 둥지를 상담해드리고, 더 나아가 고된 삶을 사는 분들의 복합적인 문제를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상담하는 내 직업에 자부심을 가진다.

내가 근무하는 A아파트는 남부고용지원센터와 연계해 단지 내 일자리 현장상담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취업 상담과 함께 자활 의지를 북돋아 주고, 정신증진센터와 연계해 단지 내에서 정신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전기안전공사 서울서부지사와 1사1단지 결연을 통해 세대 내 전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전기안전 점검을 하는 등 쉼 없이 입주민들과 함께 했다.

질환과 알코올 중독 등의 문제로 공동주택 생활을 힘들어하는 분들을 상담할 때면 도와주고 싶어도 치료를 거부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앞으로도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고충 받는 세대들을 위해 도움 주는 가족 같은 주거복지상담사가 되려고 한다. 같이 힘내서 아픔을 이겨냈으면 좋겠다. 여러분을 응원한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