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주거복지상담사 수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 서울 노원구 A아파트 / 주거복지상담사 B씨

유년기 고아원에서의 극심한 배고픔을 견디고 노숙자로 생활하며 살아온 C씨는 배우자인 D씨와 함께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했다.

입주 후 정부의 보호 아래 복지서비스를 받았지만 생활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따스한 집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지는 않게 돼 다행이라며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자 의지해오던 버팀목이 없어져 절망의 나날들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 집에 방문했을 때 현관문은 열린 채 안방에 누워있던 C씨는 몇 번을 불러 봐도 대답이 없어 숨을 거둔 줄 알았다. 그만큼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것이다. 방바닥에는 무엇인지 모르는 검은 덩어리들이 응고된 채 방치돼 있었는데 그것은 대변이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해결을 해야 하는지 막막했다.

관계기관에 협조 요청을 했으나 나이와 신체적 상황으로 지원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는 본사에서 취업지원의 하나로 실시하는 취약계층돌보미를 6월부터 운영해 주 2회 집안 청소 등을 지원했다. 지원한 날은 방안이 깨끗했지만 2~3일이 지나고 나면 다시 바닥에는 오물이 쌓이고 악취가 진동했다.

그렇게 6개월 동안 지원하고 나니 마침내 다시 혼자의 삶으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나는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건강검진을 위해 입원했던 요양병원에서 수차례 도망치는 등 비협조적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분은 치매 진단을 받아 노원구의 요양등급을 받는 순간 모든 것이 해결된 것 같았다.

하지만 시설로 옮기기 위해 알아보는 동안 고혈압과 매독이라는 질병이 발견돼 입소가 막혀버렸다. 수많은 병원을 알아봤지만, 입원을 허락하는 병원을 찾지 못했다. 더욱이 머물던 병원마저 환자의 안전을 위해 하루빨리 퇴원을 권고했다. ‘이제는 어느 병원이든지 입원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라도 상관이 없겠다’고 생각한 순간 노원구로부터 경기 의정부시의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통보를 받았다. 너무나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그 병원에서 1주일 입원치료 후 의정부 요양시설로 입소한 그 분을 찾아갔다. 시설에서 편안히 지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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