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로서의 참된 보람
- 서울시 노원구 A아파트 / 입주민 B씨
열악한 복지 사회 분위기에서는 작은 서비스에도 감사해 하는 대상자들을 종종 접할 수 있다. 가끔 우리의 서비스에 감사해 하는 취약계층을 보면 그 감사가 배가 돼 감동으로 느껴진다. 관련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계약자 C씨는 10년 전 이혼한 후, 현재 세 아이를 혼자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이다. C씨는 결혼 후 남편의 가혹한 폭력을 당하면서도 세 아이의 미래와 양육을 위해 본인의 고통쯤은 감내하며 참고 살았다.

그러나 남편의 폭력이 아이들에게도 가해지고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혐오감과 두려움을 보게 되면서 본인이 참고 사는 것 만이 아이들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 후로 남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해 10년 전 이혼하게 됐다.

C씨는 상담시 아래층에 거주하는 남자들을 마주칠 때마다 느껴지는 알 수 없는 공포에 대한 호소와 17살 딸아이에게서 나타나는 남자에 대한 경계심과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알 수 없는 행동에 대해 걱정을 표했다.

해결된 줄 알았던 예전의 고통과 상처는 그저 외적인 남편의 폭행에서만 벗어났을 뿐이지 보이지 않는 내적 깊은 곳의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딸에게서 보이는 심리적 공포도 가벼운 상처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아동기의 상처가 긴 시간 동안 방치되면서 회피, 투사 등 부정적인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상처로 인해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상담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상담을 받기 전 아이와 엄마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서울심리센터에 검사를 의뢰했고,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시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동부 Wee센터와 연계해 서비스를 받도록 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상담을 의뢰해 일단은 15회 상담을 받기로 했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주 업무인지라 상담을 잘 받고 있는지 추후 확인할 예정으로 상담을 종결했다.

시간이 흘러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바로 계약자 C씨였다.

관리사무소를 방문하기는 부담스러워 전화로 인사드린다며 현재 상담 3회차까지 진행했는데 매주 한 번씩 딸과 같이 이동하고 상담을 하면서 둘만의 공감대가 형성됐고 딸의 호응도가 높아 긍정적인 기대를 하게 된다고 했다.

편지함을 한 번 열어보라고 해서 확인해 보니 음료수 한 병과 신경써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메모가 들어있었다.

한 줄의 문구와 음료수 한 병을 통해 C씨가 표현한 감사의 마음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매일 접하는 취약계층의 욕설과 횡포 앞에 수차례 포기하고 싶었던 참담한 기분에서 사회복지를 처음 시작할 때의 초심을 되새기며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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