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사랑 한 스푼
서울 중랑구 A아파트 / 입주민 B씨
나는 지적장애 자녀 포함 총 5남매를 키우고 있다. 장애아가 있어 맘대로 직장생활을 하기가 어려워 항상 생활이 힘들고 고단했고 더구나 장애자녀를 평생 책임질 수 없는 부모의 입장에서 우리 아이도 비장애인들처럼 정상적인 일을 갖게 하고 싶다는 꿈같은 상상을 해 왔다.

때마침 우리 아파트 관리사무소 복지사가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및 창업을 위한 바리스타 자격증 반을 모집한다고 해 참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돼 곧 번듯한 카페를 창업하게 됐다. C 주민센터와 D 복지관의 지원으로 무료 교육을 마치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후, 우리 자녀들에게도 전문적인 기술을 가르쳐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카페 창업을 위한 사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경제력이 없는 우리는 서울시 지원을 받아 카페 창업을 해보기로 하고 난생처음 마을기업 사업계획서를 쓰고 멘토링 과정과 수차례의 교육을 받았다. 또한 서울시 공모전에 참여, 당선돼 사업비를 받게 됐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얻기 위해 공간지원금 신청을 할 때는 조합원들이 더욱 굳게 뭉쳐 자부담을 마련하기 위해 걱정하고 위로했다. 이런 많은 분의 노력 덕에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무사히 심사를 통과했다.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는 입주민들이 모여 커피 바리스타 무료 봉사를 열어 서로 자연스레 가깝게 지내게 됐다. 이렇듯 삭막했던 단지가 커피와 음식을 나눠 먹고 이웃과 문화생활을 하는 등 이웃간의 소통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도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 카페를 운영해 뜻있는 입주민들과 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기술훈련을 전수함으로써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도록 도우려고 한다.

‘기쁨은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내가 노력한 만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는 봉사하는 일은 하늘에서 내려준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알고 신경 쓰지 않았으나 지금은 봉사하는 일과 그 안에서 마주치는 입주민들과 인사하는 일이 큰 행복이 됐다.

오늘도 우리는 사랑의 정을 느끼며 이웃과 더불어 아름답게 살아가련다.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C 주민센터와 D 복지관 그리고 SH공사 주거복지 상담사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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