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딛고 얻은 행복
- 서울 중랑구 A아파트 / 입주민 B씨
지난 2002년은 우리 가족이 이곳에 새로운 둥지를 튼 날이다. 지난 1997년 둘째 출산과 함께 찾아온 IMF로 우리 가정은 경제적 파산 위기를 맞았다. 무엇보다 당시 살던 집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갔다. 삶의 터전을 잃고 몇 년간 월세방을 전전하다가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큰 아이가 있어 영구임대아파트에 입주하게 됐다. 더는 이집 저집 이사하지 않아도 되고 주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이제는 이 보금자리를 비워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무거운 마음으로 살던중 C지구에 국민임대단지가 건설돼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를 안고 출사표를 던졌다. 발표 시간을 초조하게 기다리다 당첨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꿈을 꾸는 것 같았다. 하지만 기뻐하기는 일렀다. 기존에 살던 영구임대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서 전세금을 모두 대출받기에 부담이 너무 컸다. 막상 입주자 명단에 선정됐지만 감당할 자신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던 차에 행운의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래 전부터 같은 단지에 있는 공공단지에 관심이 있어 주거복지사 및 임대담당자와 몇 번 상담한 적이 있었는데, 지난 2013년 6월을 기점으로 공공임대 관련법이 일부 수정돼 영구임대에서 조건이 맞는 입주자에 한해 공공임대로 입주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 전화는 공공임대로 입주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우리 가족은 같은 평형의 국민임대와 공공임대 중 택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 국민임대는 같은 평형과 비교해 50% 낮은 가격에 전세로 살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은 꿈에 그리던 넓은 평수로 이주하는 동시에 마음에 담아뒀던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잊을 수 없는 행운의 날이 됐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고 사는 곳’이라는 SH공사 측의 구호처럼 내 꿈을 현실로 이룰 수 있게 해준 SH공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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