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호에 이어

두 번째는 ‘시가 있는 마을’로 꾸미는 것이다. 대부분 ‘아파트’하면 삭막하고 정이 없는 공간으로 생각하고는 한다. 맞벌이 직장인이 늘면서 하루 종일 본연의 업무에 시달리다 집으로 돌아올 때쯤이면 지친 몸과 마음 때문에 매사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더욱이 사방이 가로막힌 승강기를 타고 집으로 올라갈 때면 삭막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런 조그마한 공간에 시화 한 장 붙여서 잠시의 시간이나마 그것을 보며 마음을 달래고 위로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승강기가 운송 수단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입주민들이 시를 보며 하루를 정리하고 마음을 달래며 사랑스러운 가족을 맞이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주위엔 얼마든지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많다. 작은 실천 하나가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세 번째는 ‘찾아가는 미술교실’과 ‘입주민 공개강좌’다.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고자 내가 속해 있는 ‘한국미협중랑지회’의 협조를 얻어 입주민들에게 ‘찾아가는 미술교실’ 강좌를 열어 줬다. 최근 강좌는 ‘부채에 그림 그리기’였는데 매년 서울 중랑구에 사는 어르신을 찾아가 하루 동안 같이 그림도 그리고 대화를 나누며 어르신들이 질 높은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많은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고 격려해줘서 큰 보람을 느꼈던 자리였다. 또한, 공개강좌로 ‘나무로 연필통 만들기’를 실시했다. 우리는 미리 나무를 규격에 맞게 재단해 입주민들이 직접 연필통을 만들도록 강의했다. 입주민들이 손수 조립해 풀칠하고 색을 입혀 개성 있는 작품을 완성하는 경험 속에 공동체 의식을 느끼고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

네 번째는 입주민과 함께하는 이벤트 자리를 마련, 다양한 캠페인도 펼쳤다. 우리는 서울 중랑구 보건소와 연계해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 및 생명존중 인식 조사와 상담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우울증에 적절한 대처방법을 알려줬다. 참여해준 많은 입주민은 ‘가치 있는 삶, 아름다운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상담과 더불어 홍보물 및 기념품을 증정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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