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명을 가장 고통스럽게 앗아가는 것 가운데 으뜸은 물과 불에 관련된 사건일 것이다. 물이 차는 선실, 불 난 건물에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죽은 자식이 있을 때 그 부모에겐 가슴에 두 번 못을 박는 고통을 안겨주게 된다.

금번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을 두고서 이구동성으로 ‘관피아’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 데도 사건과 연관된 관리나 관피아들은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보다는 책임전가에만 골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경험 많은 관리를 관련 기관이나 기업체의 간부로 보내는 것이 결코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이는 대접에 비례한 책임을 부여할 때 이야기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고액의 연봉은 누리면서 책임한계에선 벗어나 있다면, 국가 발전에 암적인 존재인 관피아는 결코 근절되지 않는다.

행여 오늘날의 싱가폴을 건설한 지도자가 인류역사에 길이 남을 존경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교훈 삼아 이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는 관리나 관피아들이 스스로 책임을 통감한다면 금번 세월호 참사의 큰 아픔이 전화위복의 열매를 안겨줄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 10여년 동안 이 나라에서 발생했던 고층빌딩의 대형화재 사건들을 되돌아보며 국민의 안전문제를 아울러 검토하길 간절히 희망한다.

그 이유는 현 시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 가운데 발생확률이나 피해규모 면에서 대형 화재를 능가하는 것이 없는데도, 아직까지 우리 국민의 안전이 화재에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사후 약방문 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진리를 상기하며 고층 빌딩의 대형 화재사건 관련 다음의 사실들에 한번 눈을 돌려보자.

지난 10년 동안 약 10건의 고층빌딩 화재사건이 발생했었는데, 사건이 발생할 때 마다 소방관련기관의 화재 진상 조사 보고서가 언론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반복적으로 보도됐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 그리고 화재 발생시 초기에 자동적으로 불을 끄도록 법으로 설치토록 한 ‘스프링클러 시스템’이 제 때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수동으로 운전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만약 또다시 고층빌딩에서 대형 화재 사건이 발생한다면, 언론에서 사고원인에 대해 글자 하나 바꾸지 않고 앞에서 언급한 내용처럼 보도할 것이라 확신한다.

필자가 이렇게 확신하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바로 ‘스프링클러 배관 시스템(Spr inkler piping system)’에서 발생하는 공식(Pitting)문제를 막지 못하는 기술적인 이유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해결이 간단한 공식방지기술이 적용되지 못하고 있는데도 또한 이유가 있다. 기존의 ‘스프링클러 시스템’의 설계 및 유지관리 지침을 만든 ‘관피아’들이 공식문제에 대해서만은 거론조차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국민들을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기존의 지침에 공식방지기술을 보완토록 제안한다.

왜냐하면 기존의 ‘스프링클러 배관 시스템’의 공식문제가 기술적으로 간단히 해결되면, 언론에 보도되는 ‘수동운전’ 문제가 해결되고 동시에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구절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의호 회장
한국직능개발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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