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정성어린 편지 보내 층간소음 문제 해소”

서울 도봉구 방학신동아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 문제 해소를 위한 특별한 활동이 꾸준하게 실시되고 있다. 바로 단지 내 어린이들이 대부분 인근 초등학교 학생이라는 점에 착안, 해당 학교의 협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이웃 입주민에게 층간소음 관련 메시지를 편지로 작성해 발송토록 하는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것.
실제로 이 아파트에서는 이같은 활동 이후 단지 내 층간소음 민원을 상당부분 줄인 것은 물론 평소 잘 모르던 이웃과 반갑게 인사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 실천하고 있는 이 아파트 입주민이자 도봉구 자원봉사캠프협의회 회장을 역임중인 이수열 씨를 찾아가 그동안 활동의 추진배경, 활동성과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 층간소음 문제 해소를 위해 신동아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이웃에 편지를 보내는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같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 있다면.
최근 이웃간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등이 발생하는 등 층간소음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이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됐다.
프로그램 기획을 위해 먼저 단지 내 모든 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입주민 70% 가량이 층간소음의 발생 원인을 ‘아이들 뛰는 소리’로 지적했다. 또한 단지 인근에 위치한 신학초등학교 전교생 중 99%가 우리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학교와 학부모, 관리소 등의 협조를 얻어 어린이들이 위·아래층 이웃에게 층간소음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담아 보내는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을 진행키로 결정한 후 지난해 3월 이 프로그램이 ‘서울시 자원봉사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됐다.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은 층간소음 문제에 대해 어린이들이 아래층 또는 위층 이웃에게 편지를 보냄으로써 이웃간 이해와 배려를 통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는데 목적이 있다.
프로그램은 신학초등학교의 협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수업시간 이웃에게 보낼 편지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신동아아파트 봉사단과 자원봉사캠프협의회에서 취합해 이웃에게 보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들이 작성한 편지는 4000건 정도가 발송된 상태다.
특히 편지를 발송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난해 상·하반기에 각 1회씩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회를 개최해 프로그램 추진현황을 입주민 등에게 공개하고, 이웃에게 전달된 편지 중 우수작을 선정, 편지를 작성한 어린이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해 의미를 더했다.

- 프로그램을 추진함에 있어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지.
우선 초기에는 어린이들이 주소를 잘못 기재해 편지를 보낼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또한 어린이가 어른에게 보내는 편지인 만큼 ‘쿵쾅거리지 말아 주세요’, ‘소리지르지 마세요’ 등 예절에 어긋나는 어투로 작성된 편지, 지나치게 짧거나 알아보기 힘든 글씨의 편지 등 성의 없이 쓴 편지들도 골라내야 했는데 그 수가 적지 않아 난감했다.
이같은 시행착오가 발생한 것이 어린이들에게 편지 작성요령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판단 하에 어린이들이 편지를 작성하기 전 어린이들에게 편지를 작성하는 요령을 안내해 부적절한 내용의 편지를 줄여나갈 수 있었다.

- 학생들이 이웃에 보낸 편지 중 기억에 남는 편지를 꼽는다면.
한 어린이가 위층 이웃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 재미있어 기억에 남는다. 편지 내용은 대략 ‘위층 아기가 아침 7시에 울어서 잠에서 깨게 되는데 아기 덕분에 학교에 지각을 하지 않아도 돼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아침마다 아기가 울면 이웃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날 수도 있는데 이 어린이의 편지는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이웃에 전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아파트에 나타난 변화가 있다면.
먼저 관리주체의 협조로 층간소음 민원접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 프로그램 실시 후 층간소음 민원이 5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프로그램 추진 후 층간소음 민원이 아예 사라졌다면 좀더 만족스러웠겠지만 층간소음 민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또 위층에 거주하는 어린이의 편지를 받은 아래층 입주민이 편지 내용에 감동을 받아 위층 어린이에게 피자를 대접했다는 사례를 비롯해 편지를 받은 어른들이 자발적으로 답장을 보내거나 서로 잘 알지 못했던 이웃과 반갑게 인사를 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이웃과 소통하는 행복한 아파트’ 프로그램은 올해에도 ‘서울시 자원봉사 공모사업’에 선정돼 계속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층간소음 민원 제로화’를 가장 큰 목표로 잡고 있는데, 이를 위해 올해에는 신학초등학교는 물론 인근 5개 학교까지 협조 범위를 넓혀 좀더 많은 편지가 이웃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층간소음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아파트 관리주체, 입주자대표회의 등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미 건축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소음에 대해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입주민간 이해와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정을 쌓는다면 층간소음 문제는 확실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 입주민이 각자 따로 움직이기 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좀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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